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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딸을 백원에 팝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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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범 [bagdudegan] 쪽지 캡슐

2008-10-25 ㅣ No.10318


내 딸을 백 원에 팝니다


- 장진성 -

그는 초췌했다

내 딸을 백 원에 팝니다

그 종이를 목에 건 채

어린 딸 옆에 세운 채

시장에 서 있던 그 여인은

그는 벙어리였다


팔리는 딸애와

팔고 있는 모성(母性)을 보며

사람들이 던지는 저주에도

땅바닥만 내려보던 그 여인은


그는 눈물도 없었다

제 엄마가 죽을병에 걸렸다고

고함치며 울음 터치며

딸애가 치마폭에 안길 때도

입술만 파르르 떨고 있던 그 여인은


그는 감사할 줄도 몰랐다

당신 딸이 아니라

모성애를 산다며

한 군인이 백 원을 쥐어주자

그 돈 들고 어디론가 뛰어가던 그 여인은


그는 어머니였다

딸을 판 백 원으로

밀가루빵 사들고 어둥지둥 달려와

이별하는 딸애의 입술에 넣어주며

용서해라! 통곡하던 그 여인은...




장진성(36)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서 "나의 작가"라고 불렸으며.

김 위원장을 두번이나 만나는 '영광'도 누렸다고합니다.

그런 그가 2004년 북한을 탈출, 한국에서 최근 시집을 펴냈습니다.

제목은 「내 딸을 백원에 팝니다」

그가 북한의 어느 시장에서 목격한 실화를 바탕으로 쓴 작품으로,

굶주림을 못 견뎌 결국 딸을 100원에 판 어머니의 사연입니다.

그 100원으로 밀가루빵을 사서 팔려가는 딸의 손에 쥐어주며

"미안하다"를 되뇌던 어머니를 보며

장씨는 눈물을 멈출 수 없었다고 했습니다...

이 밖에 그는 북한 곳곳에서 본 현실을 담은

시 70여 편을 실어 시집을 펴냈습니다.

북에 가족을 남겨두고 왔기에 장진성 이름은 가명입니다.

-2008년 4월 29일자 중앙일보 참고-


먹을 것을 찾아 해매는 북한 아이들


- 장진성님의 시를 더 올려봅니다 -


세상에서 제일로 맛있는 건

석 달 전에 내 동생은

세상에서 제일로 맛있는 건

따뜻한 옥수수라 했습니다.


두 달 전에 내 동생은

세상에서 제일로 맛있는 건

불에 구운 메뚜기라 했습니다


한 달 전에 내 동생은

세상에서 제일로 맛있는 건

어젯밤 먹었던 꿈이라 했습니다


지금 내 동생이 살아 있다면

세상에서 제일로 맛있는 건

이 달에는 이 달에는 뭐라고 했을까요...



거지의 소원

따끈한 밥 한 그릇

배불리 먹고 싶어요

맹물에 말아서

된장 찍어 먹고 싶어요


옥수수 한 개만 있어도

하루에 한 알씩 뜯으며

엄마 찾아가고 싶어요

옥수수 두 개만 있어도

엄마를 만날 것만 같아요


하얗게 내리는 눈이

모두 쌀이었으면

혹은 자꾸만 쏟아지는

땡전이었으면


오늘밤 꿈에서도

개구리 먹으면 좋겠어요

꿈만 먹고 살았으면

생시에는 내가 남이었으면...


우리의 바람은

끝도 없어요

그러나 거지의 진짜 소원은

그 중에서 딱 한 번

남에게 무엇이든 주고싶어요


시인 鄭浩承(정호승)님은 이 시를 읽고서

"이것은 詩集(시집)이 아니라 ‘통곡’ 이다.

이 시집은 인간이 쓴 시집이 아니다.

詩스스로 인간에게 걸어나와 쓴 눈물의 시집이다.

슬프다. 이토록 슬픈 詩集(시집)이 어디 있으랴!

아프다. 이토록 아픈 시집이 어디 있으랴!

눈물이 난다. 이토록 눈물나는 시집이 어디 있으랴!

시집 어디를 펼쳐도 붉은 피눈물이 그렁그렁 맺혀 있다.

그 눈물이 끝내는 내를 이루고 강을 이룬다."

라고 말했습니다.

장진성님의 더 좋은 시가 많지만

넘 길어 질 듯 하여 이만 줄입니다.


- 어린양 올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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