밝은 시 한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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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은 [dongkuli]
2000-08-29 ㅣ No.649
풀잎
풀잎은
퍽도 아름다운 이름을 가졌어요.
우리가 풀잎하고 그를 부를 때는,
우리들의 입 속에서는 푸른 휘바람 소리가 나거든요.
바람이 부는 날의 풀잎들은
왜 저리 몸을 흔들까요.
소나기가 온는 날의 풀잎들은 왜 저리 또 몸을 통통거릴까요.
그러나 풀잎은
우리가 풀잎 풀잎 하고 자꾸 부르면,
우리의 몸과 맘도 어느덧 푸른 풀잎이 돼 버리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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