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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신자 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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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규 [marco1998] 쪽지 캡슐

2011-01-30 ㅣ No.7332

글 : 양해룡 신부님 / 서울대교구 사목국 선교


얼마 전 직원들과 옆 부서 신부님과 함께 2박 3일 연수를 다녀왔다.

그런데 옆 부서 여직원이 아직 열 달이 넘지 않은 아주 예쁜 아기를 데려왔다.

연수를 하는 데 방해가 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런데 엄마 품에 안긴 채 웃는 그 아기를 바라보면서 나의 이런 기우는 한꺼번에 사라졌다.


그 이유는 아기의 귀여운 모습에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보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엄마에게 꼭 달라붙은 아기를 보면서 엄마의 보살핌이 가장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연수 장소에 도착해서부터 끝날 때까지 그 아기는 한 번도 엄마를 떠난 적이 없었다.

다른 여직원들이 돌봐도 바로 엄마를 찾았다.

그런데 내가 놀란 건 다음날 아침이었다.

다들 자고 있는 데, 엄마는 먼저 일어나서 아기 이유식을

오분도미, 감자, 양배추, 고기 등을 섞어서 만들고 있었다.

아기 엄마는 중간 중간 모유 수유도 했다.

'엄마와 자녀 사이 관계란 이런 것이구나'하고 새삼 감동이 밀려왔다.


이렇게 엄마의 모든 사랑을 받은 아기는 분명 훌륭히 커서

하느님의 자녀로 세상을 살아갈 것이라 생각했다.

또 신기한 것은 아기가 울 때,

엄마는 그 우는 것을 통해서 아기가 무엇이 불편하고,

무엇이 필요한지를 알고 바로 해결해 준다는 것이다.

 

우리는 매년 많은 수의 예비신자를 받아들인다.

과연 그 예비신자들을 어떻게 대하고, 이끌고 있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어쨌든 그들은 좋은 마음으로 우리 교회 품에 왔다.

그들은 마치 갓난아기와 같이 우리의 절대적 손길이 필요하다.


말씀의 씨앗이 심겨지면 그 싹을 틔우게 하고, 자라게 하는 것은 우리 임무다.

언제나 아기에게 붙어있으면서 그의 모든 것을 해결해주며,

모든 것을 살펴주는 엄마 마음이 바로 예비신자들을 대하는 우리 마음이어야 한다.


예비신자 교리반 구성 후,

기존 신자와 분리해 교리 수업을 하거나 '함께하는 여정 봉사자들'의 인도를 받게 한다.

그러나 봉사자들이 집중적으로 그들을 보살피는 것도 중요하지만,

본당 모든 공동체 구성원이 함께 보살펴야 한다.

호기심 많은 아기처럼 그들에겐 모든 것이 생소할 것이다.

그래서 그들을 대할 때, 세심하고 친절한 자세로

그들이 궁금해 하는 모든 것을 가르쳐 줄 수 있어야 한다.

또 본당 공동체 구성원들이 먼저 상냥하게 다가가서

그들이 쉽게 구성원들과 하나가 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우리가 복음을 전하고,

그들이 서서히 복음을 몸에 체득하는 시간은 갑자기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천천히 그리고 인내를 갖고 우선 그들에게 친근하게 접근한다.

다음으로는 교리반 운영을 통해 그들 내면의 세계에

하느님 상을 서서히 심을 수 있도록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준비해야 한다.


유아기 3살 이내에 한 사람의 인성 모든 부분이 이뤄지듯,

예비신자 기간에 우리 노력에 따라 그들을 훌륭한 신앙인으로 키울 수 있을 것이다.

선교란 한 인간을 교회에 입교시키는 것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예비신자 기간에 그들의 삶을 완전히 바꿔

그리스도가 그들 안에 살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

 

그리스도 입교는 세례 준비기에 교리교사들이나 사제들만이 아니라

신자 공동체 전체가, 특히 대부 대모들이 돌보아야 하며

그렇게 함으로써 예비신자들은

처음부터 자기가 하느님의 백성에 소속된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선교 교령」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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