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마음이 도랑으로 둘러싸인 중세시대의 성이라고 생각해 보자. 이 성으로 들어갈 수 있는 유일한 길은 필요에 따라 놓았다가 들어올릴 수 있는 가교뿐이다. 성의 주인은 언제 다리를 내려 사람을 들이고, 언제 들어올려 성문을 닫아걸어야 하는지를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럴 능력이 없으면 너는 적들과 낯선 행인의 희생자가 되는 것은 물론, 성안에 살면서도 마음의 평화를 누릴 수 없게 될 것이다. 마음으로 향하는 다리는 자기 스스로 통제해야 한다. 다리를 들여올려 성문을 닫아걸고 홀로 있어야 할 때가 있다. 그럴 때는 다른 사람들이 마음대로 왔다갔다할 수 없도록 용기있게 다리를 들어올려야 한다. 사람들이 자유롭게 드나들도록 마음을 열어놓는 것이 도리가 아닐까 하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게 되면 네 영혼을 잃어버린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마음의 성으로 통하는 다리를 스스로 통제할 수 있을 때 비로소 너는 마음의 평화와 기쁨을 누릴 수 있으며 그 기쁨을 다른 사람들과 나눌 수 있게 될 것이다.’ 헨리 나웬의 글입니다. 마음을 다스릴 수 있는 이야말로 사랑도 용서도 제대로 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용서한다는 것은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볼 줄 안다는 의미입니다. 정말 어렵습니다. 아직도 몇 년 전에 나에게 섭섭하게 한 사람이 한 말과 행동을 기억해 내곤 하는 나에게 주님의 ‘용서’하라는 이 요구는 결국 매일 수행을 하라는 의미입니다. 내가 나인 것을 알기 어렵고`/`너를 너로 만나기 어렵습니다. 나를 깨뜨려야 내가 깨어나고`/`내가 깨져야 네가 보입니다. 내가 얼마나 터무니없는 존재인지`/`잊고 삽니다. 내 욕심이 바다보다 크고`/`내 교만이 하늘보다 높습니다. 자기를 희생하여 원수를 사랑하신`/`생명의 예수님, 십자가에서 나를 깨뜨려 주시고`/`너를 깨끗이 환하게 드러내소서.(박재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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