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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211.204.11.*]

2011-02-06 ㅣ No.9327

♡ 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 ♡

 
실비아님 참으로 좋으신 성녀의 이름을 받으셨습니다.
 
실비아 아름다운 세례명으로 기쁜 신앙생활 하시기를 기도합니다
 

[안영의 초록빛 축복] ‘내 세례명의 뿌리를 찾아서’

 

당신은 자신의 세례명에 대해 얼마나 아시나요?

 

언제부턴지 실비아라는 영세명을 가진 사람을 심심찮게 만납니다. 제가 영세하던 1964년에만 해도 드문 이름이었기에 그 이름의 자매님을 만나면 손이 저절로 나가 덥석 붙잡게 됩니다. 주님 안에 모두 한 형제라지만 이름까지 같은 경우엔 더욱 가깝게 느껴지지요.

당시 영세를 앞두고 수녀님께서는 저에게 간단한 소개말과 함께 세 분의 이름을 추천하셨습니다. 테레사, 헬레나, 그리고 실비아.

그런데 실비아 성녀를 소개할 때 달아 주신 '조용한 동정녀'라는 말이 마음에 들어 그분을 모시겠다고 했습니다. 당시만 해도 성인전이 귀한 때라 그분 축일도 모른 채 수십 년을 살았습니다. 미사 중에 오늘이 누구누구의 축일이라는 말이 많이도 나오건만 조용한 동정녀라서인지 실비아 성녀에 대한 말은 전혀 없었습니다.

그러던 중 제 나이 40이 넘어 여기저기 후원회에 가입하게 되면서 영명 축일 카드가 날아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날이 바로 11월 3일이었지요. 저는 그제야 대체 어떤 분이실까 하고 성인전을 사다가 찾아보았지만 유감스럽게도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한참 후, 가톨릭사전을 찾아보고서야 겨우 알아냈는데 동정녀가 아니라 교황의 어머니셨습니다.

"전설에 의하면 성녀 실비아는 시칠리아에서 원로의원 가문에서 태어났고, 로마 근교에서 태어난 그녀의 남편 고르디아누스는 성 필릭스 3세 교황과 성 아가티투스 1세 교황을 배출한 로마의 귀족 가문의 출신이었다고 한다. 로마 순교록에 의하면 성녀 실비아는 성 그레고리우스 1세 교황의 어머니로 기록되어 있다. 574년 경 남편 고르디아누스가 사망하자 아들 성 그레고리우스는 로마 첼리오 언덕에 있던 부모의 저택을 성 베네딕투스의 규율을 따르는 성 안드레아 수도원으로 만들었는데, 오래 전부터 수도생활을 갈망해 왔던 성녀 실비아는 이 수도원에 입회하였고, 시칠리아에 있는 가족 토지에도 5개의 수도원을 더 세웠다고 한다. 성녀 실비아는 로마에서 작은 거처를 마련한 후 은둔생활을 하다가 592년 아니면 594년 경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며 축일은 11월 3일이다."

이런 글을 읽고 저는 당황했습니다. 조용한 동정녀는 어디에? 그 후부터 성인전을 있는 대로 찾아 뒤지고 미국에 있는 대녀에게까지 부탁해 자료를 얻었지만 앞뒤도 맞지 않고 아리송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저는 하도 답답해 로마 유학을 마치고 교회 일에 종사하는 지인에게 부탁했습니다. 아, 그분이 고맙게도 로마 우르바노 대학 도서관에 계시는 분에게 여쭙고, 이탈리아 인터넷 사이트를 뒤져 저의 주보성인에 대한 정보를 알아내 주셨습니다.

대충 요약해 보면, 성녀는 스페인 출신으로 가우덴시오 성인의 친척이며 영적 제자이고, 로마 황제 테오도루스의 친구인 루피누스의 여동생이었습니다. 루피누스는 테오도루스 황제(379∼395)가 죽던 해까지 콘스탄티노플의 총독으로 직무를 보았으며 실비아 성녀는 오빠와 함께 그곳에 살았다고 합니다. 당시는 이단이 대립하던 시기인데 성녀는 열성적인 신앙의 수호자였고, 매우 박식했으며 덕성이 깊어 콘스탄티노플 도시에서 모범을 보였다고 합니다. 성녀는 또 363년경 장기간에 걸쳐 이집트, 예루살렘 등지를 여행했는데, 라틴어로 기록한 여행기가 남아 있다고 합니다. 성녀는 오로지 하느님만 생각하며 동정을 지키다가 420년경 순교했고 축일은 12월 15일이었습니다. 유해는 이탈리아 브레시아 지방의 성 요한 복음사가의 성당에 보존되어 있으며 브레시아 지방에서 오랫동안 공경을 받았다고 합니다.

알고 보니 두 분 다 워낙 초기의 성녀라 구전으로 내려오던 것을 기록한 탓인지 두 분의 행적이 섞여 있어 그렇게 명확하지가 못했던 듯합니다. 하지만 노력한 보람으로 이 정도의 뿌리를 찾게 되어 정말 기뻤습니다. 저는 두 분 실비아 성녀를 주보로 모시며 두 번의 영명 축일을 지내고 있습니다. 실비아 영세명을 가진 모든 이를 위하여 이 글을 바칩니다.

 

[기사원문 보기]
[가톨릭신문  2010.12.11]
 
 
이제 기쁜 마음으로 즐겁게~성당을 가시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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