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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개신교 목회사회학연구소 공개 포럼 ''현대인의 마음을 사로잡은 가톨릭 성장'' (2006/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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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24.10.164.*]

2011-02-24 ㅣ No.9369

 
 
가톨릭 신자의 괄목할 만한 증가와 그 요인
 / 오경환 신부(인천가톨릭대 명예교수)
 
"천주교의 성장 비결을 배우자."

 지난 5월 통계청이 '인구주택 총 조사'(2005년) 결과를 발표한 뒤 개신교계는 경악했다.

 충격의 원인은 두 가지. 첫째는 개신교회 교인 수가 861만6000명(2005년 11월1일 기준)밖에 안 된다는 것. 둘째는 10년 전과 비교할 때 개신교 신자 수는 14만4000명(1.6%)이나 줄어든 반면 천주교는 219만5000명(74.4%)이 늘어났다는 점이다. 개신교계가 그동안 느껴온 위기감이 통계로 확인된 것이다.

 개신교 내부에서 그 원인 분석과 처방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개신교 목회사회학연구소(소장 조성돈)는 11월30일 서울 종로구 연지동 기독교백주년기념관에서 '현대인의 마음을 사로잡은 가톨릭 성장'을 주제로 포럼을 개최했다. 종교 인구가 전반적으로 감소하는 현대 사회에서 유독 가톨릭이 성장하고 있는 요인에 주목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 포럼에 가톨릭 학자인 오경환(인천가톨릭대 명예교수) 신부가 발제자로 초청받아 '가톨릭 신자의 괄목할 만한 증가와 그 요인'이란 주제로 천주교회의 성장 이유와 의미 등에 대해 자체 분석한 요인을 설명했다.

 오 신부는 한국 사회에서 천주교회에 호감을 갖는 요인으로 결속력과 청렴성, 정의와 인권활동, 조상제사 및 장례예식에 유연한 태도, 타종교에 열린 태도 등을 꼽았다.

 ▲ 천주교회의 결속력

 한국 천주교회는 독자적으로 활동하는 15개 지역교구(군종교구 제외)로 나뉘어 있지만 각 교구를 사목하는 주교들은 주교회의를 구성해 봄, 가을 정기총회와 25개 위원회에서 많은 사안을 공동으로 논의하고 결정한다.

 교구 내 성당들은 수입금(교무금, 주일헌금 등)의 일정액을 교구 운영과 새로운 성당 부지를 구입하는 데 필요한 교구 공납금으로 납부한다.

 천주교회는 신자들이 먼 곳으로 이사를 하면 먼저 다니던 성당에 정이 들었어도 이사한 집에서 가장 가까운 성당에서 새로운 교우들을 사귀며 다니도록 권고하므로 성당이 멀어져 다니기를 중단하는 일이 없다.

 통상적으로 신부들도 인사이동 규정에 따라 농촌과 도시, 크고 작은 성당의 보직을 순환적으로 맡아 이동하고 신자들도 이사해 다른 성당에서 다시 만나기도 하기 때문에 모든 성당이 자기 성당이라는 느낌을 갖는다.

 ▲ 천주교회의 청렴성

 천주교회는 신부나 수도자들의 청렴과 청빈을 매우 중요시하기 때문에 다른 종교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패의 여지가 적다. 또 훈련과 양성과정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철저하게 본받아 성인이 돼야 한다고 끝없이 강조하며 영성훈련에 중점을 둔다.

 주일헌금도 신부가 일체 손을 대지 않고 여러 신자들이 공동으로 세어 장부에 기록하며, 모든 성당의 수입과 지출은 매달 교구청에 보고하고 주보에도 공지함으로써 투명하게 처리하도록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또 신자들 헌금액을 공개해 경쟁을 시키거나 심리적으로 압박하는 것은 그리스도 정신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믿기 때문에 각자 자기 형편에 맞게 헌금하도록 허용한다.

 신부나 수도자들은 일정한 규정에 따라 생활비와 활동비를 지급받고 교구 또는 수도회가 주거, 노후생활, 질병치료를 모두 돌봐주기 때문에 주택을 소유하거나 재산을 모으는 데 전혀 관심을 갖지 않고 살 수 있다.

 ▲ 정의와 인권활동

 천주교회는 선교와 복음화 활동을 가장 기본적 사명으로 보는 동시에 사회교리에 근거한 정의활동 또한 교회가 결코 외면할 수 없는 필수적 활동으로 인식하고 있다.

 1968년 가톨릭노동청년회(JOC)가 강화도 한 직물공장 노동자 권익보호와 부당한 고용환경 개선에 나선 것에서 시작된 천주교회의 정의활동은 가톨릭 신자 증가에 실질적 효과를 가져왔다고 보인다.

 1970~2005년 천주교 신자 통계를 보면 1972년 유신헌법이 제정되고 천주교회의 사회정의, 인권 활동이 더욱 활발해지면서 신자증가율이 점차 높아지기 시작해 1987년 개헌으로 민주화 될 때까지 높게 유지되다 1994년 이후 예전 수준으로 내려갔다.

 여러 교구 통계를 비교해 보면 교회의 정의활동이 장려된 교구에서는 억제를 받은 교구보다 신자 증가율이 높았다는 증거도 있다.

 그러나 당시 천주교회의 정의활동이 지금의 신자 증가에 긍정적 영향을 주고 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 조상제사와 장례예식에 유연한 태도

 1742년 교황 베네딕토 14세가 발표한 조상제사 금지령은 한국 천주교회에도 영향을 미쳐 약 100년간 1만여명이 순교하는 피어린 박해를 받는 한 원인이 됐다.

 이후 여러 민족 문화 유산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재평가가 이뤄지면서 조상제사 금령은 1939년 교황 비오 11세에 의해 철회되고 시체나 죽은 이의 사진 앞에서 존경을 표하는 의식을 허용했다.

 모든 성당에는 염습, 입관, 출관예절, 장례미사, 장지수행 등을 담당하는 연령회가 조직돼 있어 초상을 당해 당황하는 유가족을 정성껏 도와준다. 또 선교와 봉사단체인 레지오 마리애는 초상이 나면 빈소를 찾아와서 죽은 이를 위한 기도인 연도를 바친다.

 이러한 한국 천주교회의 독특한 장례문화는 유교문화에 젖어 있는 많은 한국 사람들에게 깊은 감명을 주고 천주교에 입교하겠다는 결심을 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고 있다.

 ▲ 타종교에 열린 태도

 천주교회는 1930~40년대까지도 그리스도를 믿지 않는 타종교에 지극히 배타적인 자세를 견지해 왔으나 제2차 바티칸공의회(1962~1965)에서 획기적으로 변했다.

 공의회 이후 비 그리스도교 전통들의 의미와 가치를 깊이 성찰하고 그리스도를 믿지 않는 종교에도 옳고 성스러운 것이 있으며, 1895년 레오 13세 교황 이후 '갈라진 교회'라 부르는 개신교와 정교회를 통해서도 구원을 얻을 수 있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오 신부는 "통계청이 발표한 천주교 신자 수(514만6000명)는 천주교회 자체 교세통계(466만7283명)에 비해 다소 부풀려진 것"이라면서도 "위와 같은 요인들이 많은 이들에게 천주교에 대한 호감을 심어줘 가톨릭 신자가 증가한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 신부는 이어 "교회에 대한 호감은 교회 밖 사람들이 스스로 교회를 찾게 하거나 누군가 권유할 때 비교적 쉽게 응답하게 만들며, 기존 신자가 교회를 떠나지 않고 계속 머물게 하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서영호 기자amotu@pbc.co.kr



<왜 성당을 선택했나>

 그렇다면 개신교에 실망해 교회를 떠난 교인들이 굳이 성당을 선택한 요인은 무엇일까. 개신교의 어떤 면이 그들을 오히려 밀어냈으며, 천주교의 어떤 면이 그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을까?

 실천신학대학원 종교사회학과 정재영 교수는 개신교에서 천주교로 개종한 16명을 심층 면접한 결과를 분석해 그 이유를 밝혀냈다.

 정 교수는 "개종자들 대부분 천주교회의 가장 큰 장점으로 '성스러움'을 꼽았다"고 밝혔다. '활기차고 화려한' 그러나 '시끄럽고 가벼운' 교회에 비해 성당의 엄숙하고 성스러운 분위기는 더욱 종교적 심성을 불러일으킨다는 설명이다. 또 가정을 이루고 생계를 돌봐야 하므로 세속적일 수밖에 없는 목사들에 비해 독신생활을 하는 신부ㆍ수도자들은 청렴한 이미지를 지녔다고 설명했다.

 개종자들은 한결같이 "교회가 지나치게 외형에 치중하고 자리싸움을 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헌금 그래프를 그려놓고 헌금을 많이 하도록 강요하고, 헌금을 많이 내는 교인이 금방 집사, 권사가 되는 것을 보고 실망했다"는 것. 반면 천주교는 신자들은 직분에 연연하지 않고 그것을 둘러싼 갈등이나 경쟁이 없다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또 "많은 개종자들이 천주교를 긍정적으로 보는 요인으로 제사를 허용하고 다른 종교에 관용적인 태도 등을 지적했다"고 밝혔다. 다원주의적 사회에서 폐쇄적인 개신교에 비해 천주교는 융통성이 있고 개방적 이미지를 갖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개신교는 처음 교회에 나온 사람들에게는 가족 같은 분위기로 친근감을 표시하지만 본인의 의사에 상관없이 이런 저런 봉사활동과 교회 출석을 강요하는 '시댁 같은 교회'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개신교 신학자들은 "교회가 자기 '참모습', 곧 정체성을 찾지 못하면 존재 이유마저 잃게 된다"며 "일상의 삶 속에서 예수님 사랑과 봉사를 실천하는 긍정적 이미지를 구축해갈 때 하느님 영광을 회복하고 재성장 기틀을 마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영호 기자
 

평화신문 기자   pb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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