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유골 자유 게시판

나를 믿는 이 작은 이들 가운데 하나라도 걸려넘어지게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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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규태 [gwingsun] 쪽지 캡슐

2000-02-24 ㅣ No.344

"나를 믿는 이 작은 이들 가운데 하나라도 걸려 넘어지게 하는 사람은 그 목에 나귀가 돌리는 연자매(엄청 무거운 돌덩어리입니다)를 매단 채 바다에 던져지는 평이 오히려 그를 위해 더 낫습니다."

 

정말 섬찟한 말씀입니다. 모가지에 연자맷돌을 매달고 바다로..

한 때, 화류계에 몸담고 있을 때, 전 친구들이 시험을 앞두고 안하던 공부를 해 보겠다고 책상 앞에 앉아 연필을 굴릴 땐  "너 혼자만 살아남겠다고? 안돼! 같이 죽자!!" 는 논리로 술을 먹자고 꼬셨고, 나중에 친구가 고민할 때 "아직 늦지 않았어, 열심히 해보자"라고 하기는커녕 "일단 갈때까지 가보는 거야!!" 라며 친구의 판단력을 흐리게 했고, 잘 안 먹혀든다 싶을 땐 "교우끼리 이럴 수 있느냐", "인생은 짧아", 나중엔 "너 나 다신 안 보고 싶냐" 등등 있는 머리 없는 머리 다 쥐어짜며 제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유혹하고, 타락의 길로 이끌었습니다. 그리고는, 시험날이 다가오면 "너 땜에 공부도 못했잖아!"...ㅠ.ㅠ 특히, 담배를 끊자고 여러명이 약속을 하고, 제일 먼저 약속을 깨구선, 다른 친구들을 꼬셔서 한명 한명 다시 흡연인으로 돌아서게 할 때, 전 정말 마귀입니다.  제 친구들이 제가 이렇게 복음 묵상하고 게시판에 올리는 거 알면 "할렐루야 찍냐" 할겁니다. ^^

 

단호히 끊어버려야 합니다. 내 인생에, 내 신앙생활에 장애가 되는 것은. 선택의 문제이지요. 빛과 어두움이 함께 있을 수 없듯이, 한 당번병이 두 대대장을 섬길 수 없듯이, 뻔히 보이는 결과를 앞에 두고서도 우정이라는 것 때문에, 정 때문에 미사를 빠지고 술을 마시러 간다면, 웃기는 일입니다(전 2주 전에도 술 먹자고 미사보러 성당에 오는, 사랑하는 동생을 꼬셨습니다.미사 가지 말자고... 혹시 마음 바뀔까봐, 성당 앞으로 안가고 삥~ 돌아서 수유역으로 놀러갔지요...).

 

아~ 고백 성사 보고 열심히 살아봐야겠습니다. 이젠 정말 기쁜 마음으로, ’예수님 만난다’는 생각으로 미사 보고, 담배도 정말 끊고, 친구들 만나면 ’미사는 다음주에도 있어’ 하는 생각도 않고, 열심히 살아보렵니다.

 

오늘은 2부까지 있습니다. 괜히 얘기가 길어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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