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성당 게시판

[비타] 사순 제1주간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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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윤 [novita] 쪽지 캡슐

1999-02-24 ㅣ No.193

                             사순 제 1주간 수요일

 

  니느웨 사람들이 회개하는 모습에는 우리와 다른 뭔가가 있습니다. 도저히 가망이

없을 것같이 타락과 부패에 빠져 있던 거대한 도시가 니느웨라는 도시 였습니다. 그들

 

의 부패는 요나가 당신 말씀을 전하라는 하느님의 분부까지도 받아들이기 싫어했을 정

도였으니까요. 그렇게 부패한 도시는 본보기로 망해햐 한다는 게 요나의 주장이었습니

 

다. 이토록 부패한 니느웨 사람들이 요나의 말을 듣고 함께 '회개'를 합니다. 그런데

그들이 회개하는 장면에서 특이한 점을 볼 수 있는데, 그것은 낮은 사람 높은 사람 할

 

것 없이 모두가 회개했다는 것입니다.

한 시대의 부패와 모순, 한 사람의 타락과 잘못은 그 시대, 그 사람만의 잘못으로

 

이루어지지는 않습니다. 잘못을 범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올바름을 가르치지 못한 사람

들, 올바름을 보여주지 못한 사람들, 그냥 모른 척 살아가는 사람들까지 연과되어 있

 

습니다. 그러기에 낮은 사람, 높은 사람 없이 더 많은 잘못을 한 사람이든 각자의 잘

못이 무엇인지 통감하고 회개하고 있는 니느웨 사람들, 그들의 회개는 기적처럼 아름

 

답습니다. 무엇을 크게 잘못한 이들뿐만 아니라 제대로 남의 잘못을 자신의 아픔으로

여기지 못하던 이들까지도 함께 아파하는 회개가 일어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니느웨의 모습이 왜 우리에겐 그토록 멀게만 느껴지는 것일까요? 오늘 이땅에

서는 잘못이 있어도 모든 짐은 항상 낮은 사람의 몫이 되어버리고 낮은 사람들만 베옷

 

을 입고 회개할 것을 강요당하면서 살아가고 있기 때문일 겁니다. 모두가 다른 이의

잘못마저도 함께 아파하고 자기 잘못인 양 느끼는 일이 바로 회개의 또 다른 모습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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