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량리성당 장년게시판

12월의 엽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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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은성 [theresa9] 쪽지 캡슐

2000-12-22 ㅣ No.2358

*12월의 엽서*

 

           -이해인

 

 

 

또 한해가 가버린다고

 

한탄하며 우울해하기보다는

 

아직 남아있는 시간들을

 

고마워하는 마음을 지니게 해주십시오

 

한해동안 받은

 

우정과 사랑의 선물들..

 

저를 힘들게 했던 슬픔까지도

 

선한 마음으로 봉헌하며

 

솔방울 그려진 감사카드 한 장

 

사랑하는 이들에게 띄우고 싶은 12월

 

이제 또 살아야지요

 

해야 할 일 곧잘 미루고

 

작은 약속을 소홀히 하며

 

남에게 마음 닫아 걸었던

 

한 해의 잘못을 뉘우치며

 

겸손히 길을 가야합니다.

 

같은 잘못 되풀이하는 제가

 

올해도 밉지만

 

후회는 깊이 하지 않으렵니다

 

진정 오늘 밖엔 없는 것처럼

 

시간을 아껴쓰고 모든 이를 용서하면

 

그것 자체로 행복할텐데

 

이런 행복까지도 미루고 사는

 

저의 어리석음을 용서?

 

보고 듣고 말할 것

 

너무 많아 멀미나는 세상에서

 

항상 깨어 살기 쉽지 않지만

 

눈은 순결하게

 

마음은 맑게 지니도록

 

고독해도 빛나는 노력을

 

계속하게 해주십시오

 

12월엔 묵은 달력을 떼어내고

 

새 달력을 준비하며

 

조용히 말하렵니다.

 

'가라..! 옛날이여 오라..! 새날이여.

 

나를 키우는데 모두가 필요한

 

고마운 시간들이여...

 

이제 12월도 다 갔네요. 항상 이때 쯤 판공성사를 보는데 언제나 같은 죄를 되풀이 하게 되는 제가 한심스럽고 밉기까지 했습니다. 하지만 이제 그러지 않으렵니다. 앞으로 올 날엔 되풀이 하지 않도록 노력하면 되니까요. 하느님께서도 그런 저의 모습을 기다리시고, 혹시 또 같은 죄를 반복하더라도 "다음엔 잘 하겠지..."하고 기회를 주시겠죠?      

 

 예수님이 곧 오신대요. 전 이번만큼은 가장 기쁜 성탄을 맞이하고 싶습니다. 모두들 경제가 어렵다고 크리스마스 기분이 안난다고 하지만 전 벌써부터 성탄이 기다려지는군요. 눈으로, 귀로 느껴지는 성탄이 아니라 마음으로부터 저를 구원하시기 위해 태어나실 예수님을 기다리는 또 맞이하는 성탄절이 됐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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