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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느려진다>

- 정영인 -

아파트로 이사왔다.

처음에는 엘리베이터가 무척 빨랐다.

시나브로 점점 느려졌다.

그래서 가끔 ‘닫힘 버튼’에 손댔다.

그래도 더욱 느려졌다.

이젠 으레 ‘닫힘 버튼’에 누른다.

이제나 저제나 엘리베이터의 속도는 같은 데 말이다.

점차 속도의 노예가 되 가고 있다.

속도감은 상대적이다.

속도는 절대적인데…….

즐거운 일을 하면 시간이 빨리 간다.

지겨운 일을 하면 시간은 느리게 간다.

그것을 아인슈타인은 상대속도라 했던가?

컴퓨터를 켠다.

부팅이 점점 느려져만 간다.

인터넷도 마찬가지다.

자동차를 처음 운전한다.

저속도도 굉장히 빠르다.

지금은 고속도 별로다.

빠르게 가기 위해서는 느리게 가야한다는 말이 있다.

어떤 사람은 시간보다 빠르게 가려고 한다.

어떤 사람은 시간과 같이 가려고 한다.

어떤 사람은 시간보다 느리게 간다.

빨리 가든

느리게 가든

시간은 항상 그 빠르기다.

또 생의 도착점은 변하지 않는다.

누군가 그랬다.

인생의 속도는 자기 나이의 두 배라고.

작은 결심을 해본다.

‘닫힘 버튼’ 안 누르기

세월은 사람을 기다리지 않는다.

다 지나가는 시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