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음동성당 게시판

* 선물(9/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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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국길 [fcan] 쪽지 캡슐

2004-09-06 ㅣ No.3565

연중 제 23주간 월요일 (2004-09-06)

독서 : 1고린 5,1-8 복음 : 루가 6,6-11

* 선물 *

안식일에 예수께서 회당에 들어가 가르치고 계셨는데 거기에 마침 오른손 오그라든 사람이 있었다. 한편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파 사람들은 예수께서 안식일에 병을 고쳐주시기만 하면 그를 고발하려고 지켜보고 있었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그들의 속셈을 아시고 손이 오그라든 사람에게 “일어나 가운데로 나와 서라” 하셨다. 그가 일어나 가운데로 나서자 예수께서 그들에게 “너희에게 한 가지 물어보겠다. 율법에 어떻게 하라고 하였느냐? 안식일에 착한 일을 하라고 하였느냐? 악한 일을 하라고 하였느냐? 사람을 살리라고 하였느냐? 죽이라고 하였느냐?” 이렇게 물으시며 그들을 모두 둘러보시고 나서 손이 오그라든 사람에게 “손을 펴라” 하셨다. 그가 손을 펴자 그 손이 이전처럼 성하게 되었다. 그들은 잔뜩 화가 나서 예수를 어떻게 하면 좋을까 하고 서로 의논하였다.
(루가 6,6-­11)

◆미숙아를 키우는 어느 아빠는 아기의 이야기를 일기로 써서 인터넷에 올립니다. 오늘 복음을 그 일기의 한 대목으로 묵상합니다.
‘어제 보니 옆에 있던 아기를 인큐베이터로 옮겼습니다. 그 아이의 아빠가 참 부러웠습니다. 그 아기는 우리 사랑이보다 좀 안 좋았는데도 30주, 1350그램으로 나왔으니 기도삽관도 빼고 인큐베이터로 옮겼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우리 사랑이도 좀 시무룩해 보였습니다.
아빠가 옆의 아빠를 부러워하듯이 우리 사랑이도 옆의 친구가 부러웠을까요? 미숙아에게는 몇 주에 태어났는가, 몇 그램인가의 수치가 엄청나게 중요합니다. 우리 사랑이가 용기 잃지 않기를 바랍니다. 저도 옆의 아빠를 부러워하기보다는 우리 사랑이에게 더 격려하고 칭찬하기로 다짐해 봅니다.
사랑아! 남이 잘되는 것을 보고 슬퍼하거나 부러워하지 말자. 축하해 주자. 그리고 우리의 주어진 길을 최선을 다해서 걸어가자! 더디지만 성실히 걸어가자. 그러면 되는 거야! 남과 비교해서 늦다고, 부족하다고 의기소침해하지 말자. 너의 빛깔과 향기에 알맞은 길을 가면 되지. 그럼.
사랑아! 힘내자. 누가 뭐래도 넌 이 아빠의 소중한 딸이란다. 다른 아이들보다 늦어도 부족해도 상관없어. 지금처럼 잘해줘도 네가 안 좋아져도 상관없어. 이것이 조건 없는 사랑이란다. 아빠는 널 진심으로 사랑한단다. 하느님도 너를 사랑한단다. 어쩌면 다른 아이들보다 더 우리 사랑이를 사랑한단다. 하느님은 사랑이시니 네 이름을 더 기억한단다. 우리 하느님은 약하고 부족한 사람을 더 사랑하신다. 고통 속에서 만나주시고 함께해 주신단다. 아빠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우리와 함께하시는 하느님을 많이 경험했단다.
사랑아! 옆의 친구가 잘됨은 너와 내가 기도해 준 것이니 보람되잖아. 우리 그렇게 생각하자! 우리 사랑이의 자는 모습을 보면서 저는 하느님이 주시는 휴식의 축복을 생각했습니다. 하느님은 천지를 창조하실 때 여섯째 날 사람을 만드시고 다음날 쉬셨습니다. 아마 아담과 하와는 아름다운 하느님의 창조를 바라보면서 쉬었을 겁니다. 우리 사랑이는 지금 편안히 잠을 잡니다. 그래, 사랑아! 편안히 잘 자거라. 이 아빠는 너를 편안한 쉼을 선물할 것이다. 이 아빠의 품에서 편안히 쉬렴. 미숙아 힘겨운 삶을 이어가느라 힘든 몸을 푹 쉬렴. 아무 걱정하지 말고 이 아빠의 품에서 쉬렴.’

나에게 주어진 선물이 아기든, 돈이든, 가족이든, 친구든 그 무엇이든 축복이 되지 못하면 내 ‘불행’이고, 내 앞길을 막는 방해꾼이요, 내 반대자가 됩니다. 하지만 하느님은 나에게 무엇이나 가장 좋은 것을 주시려고 하시는 분이심을 믿습니다.

김해인(수원교구 권선동 천주교회)

- 오늘은 내가 반달로 떠도 -   

손 시린 나목의 가지 끝에
홀로 앉은 바람 같은
목숨의 빛깔

그대의 빈 하늘 위에
오늘은 내가 반달로 떠도
차 오르는 빛

구름에 숨어서도
웃음 잃지 않는
누이처럼 부드러운 달빛이 된다

잎새 하나 남지 않은
나의 뜨락엔 바람이 차고
마음엔 불이 붙는 겨울날

빛이 있어
혼자서도
풍요로워라

맑고 높이 사는 법을
빛으로 출렁이는

겨울 반달이여


- 이해인의 詩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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