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동성당 게시판

시간이 지남에 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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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 [lanian] 쪽지 캡슐

2001-01-02 ㅣ No.5459

시간이 지남에 따라 기억은 바래지겠지만

아직 먼 미래를 생각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순간의 행복일지라도 붙잡고 싶은 마음

어쩌면 먼 훗날, 단지 찰나의 미소로만 기억에 스칠 지라도

...왜 그랬을까 머리를 긁적이며 겸연쩍은 웃음을 웃을 지라도

’행복하다’는 기분- 절정의 순간을 넘어 다시 그를 볼때면

그의 천진한 미소를 지켜주고 싶어서

그의 눈에서 그 맑은 눈물이 떨어지지 않게 하려는 생각으로...

미련없이 저 하늘의 바다를 떠도는 구름처럼

깃털보다도 가볍게, 대기보다 더 부드럽게 그를 안고

지금 이 순간만이라도 그 사람이 그 미소로, 나를 바라보는 것을 느끼고 싶어.

 

나를 사랑하지 않아도

내 것이 되어 줄수 없어도

그가 나를 보고 웃어만 준다면

난 행복한걸

 

그러나 말하지 않는다.

말하는 것으로 나를 더럽히고 싶지 않아

내가 더러워진다면

더 이상 그를 안을 수 없겠지

그를 더럽힐 수는 없으니깐

 

그러니까 조금만 나를 돌아봐 줘

내 눈을 보고 내 눈물을 봐줘

그리고 나를 싫어하지 않는다면

적어도...싫진 않다면

웃으며 내게 안겨줘

지금

잠시만이라도

 

마음으로만 그에게 전하는 말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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