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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과학자의 고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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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요셉 [jioseph] 쪽지 캡슐

2001-04-26 ㅣ No.2821

"개구리 올챙이 적 생각을 못한다. 어릴 때 수도 없이 들었던 속담이 내 나이 쉰이 넘고서야 비로소 실감이 되니 이제야 지혜가 좀 열리는가 싶다.

내게는 그토록 명백한 하느님의 진리 즉 어떤 경우에나 적용되는 삶의 근본 이치(복음)를 대화 중 자연스럽게 이끌어갈 때 사람들의 반응은 참 다양하다. 내 말에 맞장구를 치며 새롭게 깨달았다고 기뻐하는 이들도 많지만, 반면 “잘도 갖다 붙이는구먼”, “믿자는 얘기라면 재미없어”, “어쩜 그렇게 믿을 수 있어요. 공부깨나 했다는 사람이”, “나도 믿고 싶어요. 하지만 믿어지지 않는 걸 어떻게 해요” 등등. 꼭 말을 하지 않더라도 나는 사람들의 눈빛 속에서 젊은 시절의 나를 본다.

내 올챙이 시절, 나는 내게 믿음을 강요하는 사람은 딱 질색이었고 기도만 하시는 어머님이 나약하고 좀 어리숙해 보이기까지 했었다. 그래서 내 냉담을 전혀 탓하지 않고 그냥 한 지성인으로만 대해 주셨던 어떤 신부님에게는 부담을 안 느끼고 다소 귀를 기울이다가도 돌아서면 그만이었다.

진리는 두 개일 수 없다. 따라서 신앙의 진리와 과학의 진리가 다를 수 있겠는가! 이 절대의 명백한 진리는 성서나 종교뿐 아니라 내가 가르치는 생화학 교과서 속에서도, 훌륭한 과학자의 논문 속에서도, 예술과 자연 속에도 어디서나 볼 수 있기에 “하늘과 땅에 가득찬 그 영광”이라는 찬미가 그토록 실감나는 것이다. 구름, 해, 달, 떨어지는 빗방울, 나무, 꽃, 새들, 그리고 작은 벌레 한 마리 속에도 들어 있는 이 엄연한 진리를 보고도 듣고도 왜 믿으려 하지 않는단 말인가! 왜 그분의 증언을 들으려고 하지 않는가!

나는 비로소 그분이 너무나 우리와는 다른 크기의 생각으로(이사 55,`8-9 참조) 모든 사람 위에 계시므로 자기 눈높이에 들어오는 것만 진리라고 우기는 똑똑한 사람에게는 보일 수가 없다는 것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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