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원동성당 게시판

행복 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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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순희 [adrong] 쪽지 캡슐

2001-04-03 ㅣ No.1612

지난 3월초 약 2주간  인도를 여행할 기회가 있었다.

세계 인구의 5분의 1을 차지할 만큼 많은 인구와 그 거대한 땅의 넓이로 때문에

인도를 다 보려면, 약 40여일이 걸린다고 하나, 우리는 일정상  수도 델리를 중심으로

북 인도만을 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불교의 발상지이지만, 인구의 대다수가 흰두교를 믿고 있는 나라,

12억 인구의 60퍼센트 이상이 당장 끼니를 걱정해야 하는  빈민으로 살아가는 나라  인도.

그러나, 문명의 발상지답게 그 문화 유산은 찬란하여  방문한 우리를 실망 시키지 않았다.

 

거리만 나서면, 10여명씩 떼로 몰려드는 거지들...

거리 곳곳에  자리를 펴고  누워 자는 노숙자들....

동냥 그릇을  앞에 놓고  이상한 포즈로  기도하는 구도자들의 모습....

또 도시  이곳 저곳을 자유롭게  걸어 다니는 소들의 모습..

그것을 곡예하듯  피해 운전하는  사람들의 느긋한  표정...

정말, 인도가 아니면, 볼 수 없는  인도다운 풍물들이었다.

 

인도인들의 대 다수가 이곳에서 목욕하고 죽기를 바란다는 인도의 젖줄 갠지스 강이 있는 도시

바라나시에서,있었던  일이다.

우리는 인도의 특산물인  파시미나( 양털로 짠 목도리 ) 를  사러 한 가게에 들렀는데,

그곳에 주인은 수염을 멋지게 기르고  검은색 터번을 두른  잘 생긴 청년이었다.

그는 한국인인 우리를 너무나 반기면서, 본인의 여자 친구가 한국인 이라고  자랑을 하고는,

마침 그 여자 친구에게 전달할 물건이 있는데  우리에게  부탁을 하겠다고, 하면서, 유창한

영어로  이 얘기 저얘기를 늘어 놓았다.  물건을 다 고른 우리에게  후하게  물건 값까지

깍아 주면서,  Are  you  happy ?를  연발했다.   우리도 물건을 싸게 사서  행복하다고

했더니, 자기 혼자 행복한 것은  의미가 없고 상대방도 진정으로  행복하기를 바란다고

하면서, 대부분의  인도인들이  그런 마인드를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그는,

비록 현실은 힘들고 고달프지만, 인도인들의 생활속에 짙게 밴 종교적인  정신은  그들을

현실에  만족하게 하고  나아가  상대방까지도, 걱정하는 진정한  여유까지 생기게

한다는 것이었다.

우리는 그의 말을 들으며,왜 그들이  구걸을 하면서도, 얼굴이  그리 편안한지

그제야  알 것 같았다.

그러면서, 남이야 어찌되었건, 나만 잘 살고 보자는 우리들의  생각,

즉 사촌이 땅을  사면  은근히 배가 아픈  우리들의  잘못된  정서가  

매우 부끄럽다는 생각조차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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