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아동(구 미아3동)성당 게시판

이아침의 시~

인쇄

김형철 [HABYBY] 쪽지 캡슐

2001-07-05 ㅣ No.7115

사랑하는 사람아 / 김인경

 

 

 

사랑하는 사람아

너를 재우고

나는 가노라

 

무엇하나

얻지 못한 인생이기에

너 조차 버리고

나는 가노라

 

처음 붉은 네 얼굴도

이젠 하얗고

경련 없는 거짓의 입술

뚫지 못하는 석회질의 가슴

사랑 보단 아쉬움이

독버섯처럼 자라나

나를 속이려 하고 있다

 

작아져서 떠나간다

만남을 위해서가 아니라

처음으로 가기 위하여

너를 재우고

나는 가노라

 

아침이면 넌 일어나

홀연듯

어두운 빛으로 살아가겠지

그래도

그 빛은 나를 잃은 슬픔이 아니라

마음 속 언저리에 피었던 독버섯

독버섯은 굶어 죽을 것이다

 

자거라

사랑하는 사람아

너의 자는 모습

한번

한번만

보고 잊지 않고

울다가 나는 가노라

 

   

  

  

  

  

  



22 0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