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동성당 게시판

신입 청소년 분과위원 인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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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민 [johnlee74] 쪽지 캡슐

1999-12-06 ㅣ No.2410

여기저기 경악의 소리가 들리는군.

그래도 어쩔 수 없네.

 

주말에 걸친 사목 연수에 청년 협의회장 자격으로 따라갔던 제가 어쩌다 구웅회 청소년 분과장님의 낙점을 받아 청소년 분과 사목위원으로 임명되었습니다.

그 과정은...제가 도저히 거부할 수 없는 거룩한 분위기를 만드시는 구 분과장님의 말씀에 결국 외람되게도 감사히 받아들였습니다.

10지구 청년회장, 본당 청년회장, 청년 전례부장, 청년 전례부 총무 등의 험난한 선거를 무사히 넘긴 정치 9단이 신앙의 부르심에는 결국 허무히 무릎을 굽힐 수 밖에 없었네요.

 

본당의 최연소 사목위원인 만큼 잘 해야 할 텐데요.

비록 시간적으로는 어려움이 많지만 신부님과 구 분과장님께 제 과거 경험을 토대로 열심히 도움과 조언을 해 드리겠습니다.

구 분과장님께서 저를 부르신 것도 교사 여러분과 어른들 간의 생각 차이를 잘 매개하고 본당 차원의 청소년 사목을 바라보는 거시적인 안목을 여러분께 잘 전달하기 위함이라 생각됩니다.

 

제가 사목연수를 갖다와서 느낀 것은요,

이제까지와 같이 교사들 중심으로만 돌아가는 주일학교가 아니라 현 시대의 당당한 주역인 청소년의 신앙 교육을 올바로 담당하기 위해 기본 방향에 대해서 사목회에서 많은 협조과 동참을 하겠다는 의지였습니다.  그 곳에 계신 많은 분들의 자제들은 주일학교를 다니거나 이미 졸업을 하였습니다.  학부모의 입장에서 대단히 많은 관심을 가지고 계시더군요.  또한 교사 등을 통해 청년활동을 하신 분들도 많이 계셔서 교사들의 성향에 대해서 박식하십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수십년간의 신앙생활을 토대로 바라보는 시각이 제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을 정도로 감명을 주었습니다.  청년으로서 사목연수를 따라 간 것이 제가 처음이었을 정도로 그간 청년들이 어른들께 배울 기회가 전혀 없었다는 사실이 뼈저리더군요.  특히 수명이 평균 2년 남짓에 불과한 교사들의 경우 일 자체에 빠져 원칙과 넓은 시각을 잃어버리기 쉽죠.  

 

이번에 ’젊은 피 수혈론’으로 청소년 분과장님과 청년 분과장님께서 임명되신 것을 보면 분명 옛날과 많은 차이가 있음을 느끼실 것입니다.  

 

아마 차차 회의 등을 통해 얘기하겠지만, 사목회에서는 교사들의 고생에 대해 배려하면서도 어려가지로 운영에 문제점을 제시하셨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려서 그 우려는 대부분 중고등부에 관련한 것이었습니다.  대표적으로 투자에 비해 턱없이 낮은 학생들의 참여도, 학생들의 파벌 양상, 교사들과 학생의 관계, 자질 등.  구교사로서 이러한 문제점이 현실적으로 개선되기 얼마나 어렵고 교사들이 할 수 있는 범위가 얼마나 좁은가에 대해 열심히 말씀드려야 했습니다.  그래도 변명같아 찝찝한 건 어쩔 수 없더군요.  더군다나 미사에 학생은 없고 교사만 있더라, 교사들이 자기들끼리 재미있어서 하는 것같아 과연 주일학교를 계속 보낼까 고민했다는 말씀엔 아무 말도 못했습니다.   

 

현재 다솜의 밤 진행에 관련하여 신부님과 뭔가 마찰이 있어 보이는군요.  전 초등부 출신이라 중고등부 분위기를 잘 알지 못합니다. 또 제가 아는 것은 게시판에 띄워진 게 다라.  학생들 의견을 중심으로 움직인다는 생각은 좋아 보입니다.  하지만 행사 자체의 성격이 바뀌는 이런 중요한 결정을 학생들에만 의존한다는 건 이해할 수 없네요.  이제껏 청년활동을 하면서도 그런 결정을 할 때 청년들끼리 정해 버리고 결과만을 사제에게 보고한 적이 없었는데.  모두의 의견을 함께 나누면서도 기본적으로는 신부님의 지침에 따르는 게 순서 아닌가요?  그 다음 구체적으로 갈수록 학생들의 몫이 커지야 하는 게 아닌가요?

아는 분들은 다 알겠지만 여름에 청년캠프의 일정과 날짜 문제로 신부님과 제가 심각하게(?) 의견이 일치되지 않았을 때 결국 교회가 가르치는대로 사제의 지침을 따랐습니다.  사제와 고성섞인 자유로운 격론을 벌일 수는 있지만 최종결정은 사제에게 위임되어 있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최종 책임자 역시 사제인 것이죠.   

 

부족한 정보로 제 의견이 잘못될 수도 있습니다.  제가 아는 한에서는 뭔가 거꾸로 돌아간다는 느낌입니다.

  

어쨋든 이미 시일이 임박하니 더 이상 갑론을박 할 수만은 없겠네요.  여러분의 노력에 따른 결실이 좋길 빕니다.

 

제가 2월에 유학시험이 있는 관계로, 지금은 웬일인지 바빠서, 정말 죄송합니다.

어른들께 말씀드리기 어려운 문제가 있으면 제게 연락하세요.

이제까지와 같이 편한 구교사, 선배로서 청소년 사목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싶습니다.

 

016-758-4718

semini74@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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