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동성당 게시판
[퍼온글] 고마운 그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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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의 실명은 우리가 알고 있는 인물과는 무관합니다. 우리가 아는 그 인물은 무식하게도 공군을 자청하여 만져보겠다는 비행기 꼬리도 구경못하고 공군 유일의 포병보대에 배치받아 죽어라 30개월동안 얼음물에 걸레만 씻은 대한민국 남아입니다.
내가 군대 있을때인데... 훈련소 퇴소식때였습니다. 퇴소식은 부모 친구들을 잠깐 볼 수 있는 기회를 부여 했습 니다. 전 군대를 여자친구에게 간다는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기다리겠다는 말을 듣는 것이 두렵기도 했지만... 웬지 그러는것이 좋을 것 같아서요...
물론 퇴소식에는 부모님도 오고 친구도 왔습니다. 근데... 너무도 반가워 얘기를 나누고 있는데... 누군가 뒤에서 나즈막히 그러나 떨리는 목소리로 부르는 것 입니다.
"태윤아"
저는 무심결에 놀라서 뒤를 돌아 보았습니다. 거기엔 그녀가 있었습니다. 얼굴은 눈물을 참으려고 찡그리면서도 입가에는 웃음을 보여 야 한다는 결연한 의지가 보였습니다.
뭔가 마음에서 울컥 치밀어 올랐습니다. 그건 그리움이었습니다.
제 친구가 제 얘기를 몰래 했다고 눈치를 주었습니다. 넘 고마운 친구였습니다.
우리는 사람이 드문 언덕으로 갔습니다. 안부를 묻고 나를 걱정하며 힘내라는 그녀... 그리고는 가방에서 무언가를 꺼냈습니다.
"잘 견딜 수 있을거야.."
그리고는 그녀는 황급히 뛰어가는 것이었습니다.
전 그 선물을 뜯었습니다.
거기에는 브레지어와 함께 쪽지가 하나 있었습니다.
" 태윤아...누가 그러는데... 남자들은 군대에 오면은 포복이라는 걸 한다며...근데 애인 이 하던 속옷을... 무릎과 팔목에 하면은 그거 할때 하나도 안아프고 제대할때 까지 행운이 온데... 건강해야해... "
울어야 할지 웃어야 할지 훈련병으로서는 끝난 훈련인 포복을 되뇌이면서 생각 했습니다.
" 난 방위라서 이제 이런 훈련 받을 일 없는디..."
전 그날.... 제가 방위 갔다고 말해 주지 않은 친구들이 너무 미웠습니다.
하지만.... 그녀가 넘 고마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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