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화동성당 게시판

[어린왕자] 교만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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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후 [taehoo] 쪽지 캡슐

1999-10-20 ㅣ No.731

어린왕자입니다...

야간 정액제를 신청한 관계로 매일 이곳에 들르면서도...

생각만큼 많은 글을 올리지는 않습니다...

 

각설하고...

 

언젠가... 선배 교사로부터 이런 소리를 들었습니다...

’넌 교만한 놈이다...’

생각을 많이 하게 되더군요...

난 왜 교만한 걸까?

혼자 잘나서 그렇죠...뭐...

세상은 같이 사는 세상인데...

저 혼자 잘난 줄 알기 때문에...

교만이 몸에 베었나 봅니다...

 

그래서... 넌 겸손해졌는가?

반문을 해봅니다...

그때마다 아직은 아니다라는 대답이 나옵니다...

왤까요?

정말 잘난 건 하나두 없으면서...

왜 그 교만을 버리지 못하는 걸까요...

 

글쎄요...

정답이 없는듯...

혼자 막연히 생각하기로는...

아직 크게 당해본 적이 없어서겠죠...

아직 나 보다 잘난 사람을 만나지 못해서겠죠...

 

사실은...

잘난 사람들만 만났으면서도...

그 사람의 장점을 인정하고... 본받기 보다는...

단점을 캐내고...

장점은 ’나도 저만큼은 할 수 있다’는 객기로...

세상을 살아가고 있기 때문일겁니다...

 

정말...

누군가... 저를... 헤어날 수 없는 구렁텅이로...

그것도 아주 깊숙한 곳으로 떨어뜨려줬으면 좋겠어요...

더이상...

일어설 기운도 없이...

좌절의 끝에서...

세상을 겸손하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이요...

 

조조가 말하기를...

’내가 세상을 버릴지언정...

 세상은 나를 버리지 못하리라...’

라고 하였듯이...

아직은...

세상위에 우뚝 서고 싶은 맘을...

누군가 부셔주세요...

 

철들지 않는 어린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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