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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아침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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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철 [HABYBY] 쪽지 캡슐

2001-08-18 ㅣ No.7314

입구와 출구 / 이정하

 

 

 

그대에게 이를 수 있는 입구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난 언제나 그대 밖에서 서성일 수밖에.

한 번 들어가면 영원히 갇혀 지낸다 해도 그대여,

그대에게 닿을 수 있는 문을 열어 주십시오.

바람불고, 비 내리고, 눈보라치는

그대 밖 이 황량한 곳에서

언제까지나 나는

그대가 문을 열어 주길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대에게서 벗어날 수 있는 출구도 없었습니다.

머물러 있어 봤자 그대 눈길 한 번 받을 수

없었으면서, 그리하여 내 가슴이 온통 잿더미가

되어 가면서도 어찌합니까, 그대 밖으로

빠져 나갈 수 있는 출구를 찾을 수 없는 것을.

무심한 그대여,

들어가지도 나오지도 못하며 그대 주위에서

서성대는 내가 보이지 않습니까. 지나는 길에

손이라도 한 번 잡아주세요, 다만

그대를 쳐다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커다란 기쁨으로 삼고 있는 나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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