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아동(구 미아3동)성당 게시판
이아침의 시~ |
---|
입구와 출구 / 이정하
그대에게 이를 수 있는 입구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난 언제나 그대 밖에서 서성일 수밖에. 한 번 들어가면 영원히 갇혀 지낸다 해도 그대여, 그대에게 닿을 수 있는 문을 열어 주십시오. 바람불고, 비 내리고, 눈보라치는 그대 밖 이 황량한 곳에서 언제까지나 나는 그대가 문을 열어 주길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대에게서 벗어날 수 있는 출구도 없었습니다. 머물러 있어 봤자 그대 눈길 한 번 받을 수 없었으면서, 그리하여 내 가슴이 온통 잿더미가 되어 가면서도 어찌합니까, 그대 밖으로 빠져 나갈 수 있는 출구를 찾을 수 없는 것을. 무심한 그대여, 들어가지도 나오지도 못하며 그대 주위에서 서성대는 내가 보이지 않습니까. 지나는 길에 손이라도 한 번 잡아주세요, 다만 그대를 쳐다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커다란 기쁨으로 삼고 있는 나에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