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계동성당 게시판

그녀는 소피아 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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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순자 [stellara] 쪽지 캡슐

2006-09-11 ㅣ No.6941

 

우리 어머님 이름은 '소피아 홍'이래요...

 

우리 시어머니는 올해 83세이십니다.

본명은 '홍 소피아'이고 이름은 순경이십니다.(김순경도 아니고 이순경도 아닌 홍순경이시지요.)

제일 좋아하는 분은 신부님이시고.  신부님 수녀님들에겐 절대 복종, 절대 사랑, 절대 숭배등 한없이 깍듯하신 분입니다. 평생을 그리 살아 오신 분입니다.

 

그분 처녀적부터 신앙 생활을하셨는데 평생 신앙이 몸에 밴 분이시며 주일을 거르면 큰일이기 때문에 절대 주일은 거르지 않으신 분이십니다

 

제 친구들은 우리 집을 자주 드나드는데(주로 우리 지역 자매들입니다.) 제일 먼저 어머니랑 놉니다. "홍언니 잘 계셨어요?"하는이,  "소피아 홍, 잘 사셨어요"하는이,

'홍순경 왕언니 잘 계셨어요?" 등등등 온갖 호칭으로 어머니를 부르며 같이 즐거워 합니다.  그러면 가끔 우리 어머니 "이놈들 까불면 순경이 잡아간다."하시며 응수 하시는데 자매들과 깔깔깔 즐거운 시간을 가집니다.

지금보다 좀 더 젊으셨을때는 가끔씩 민화투를 하던가 고스톱도 하며 10원짜리 따먹기도 하면서 며느리 친구들과 배꼽 찾으로 다닌 일도 자주 있었는데 지금은 호호 할머니가 되어 혼자 소일하십니다.  아- 젊은날이여....

 

신부님께서 방문하시면 제일 예쁜 옷으로 갈아 입으시고 얼굴엔 홍조 띄시며 수줍은 소녀가 되시기도 합니다.  안수라도 해주시면 아마 다음날 머리도 안감으시고 하루쯤 안수받은 머리를 고이 간직하시기도 합니다.

 

우리 어머니 든든한 빽(든든한 지탱자)은 예수, 마리아 이십니다.

아프실 때나 즐거우실때나 가끔씩 예수, 마리아를 부르십니다.

젊은 날에 혼자되시여(서른 후반) 육남매를 혼자 키우셨는데 신앙 덕분에 잘 살아 내시고 자녀들도 신앙안에서 잘 자라 착한 일꾼들이 되었지요.

 

젊은날 며느리인 저에게는 호랑이 시어머니셨는데 이젠 아주 얌전한 아기 같습니다

막 결혼한 저는 영세 받은지 얼마 안되어  신앙의 어린이였습니다.

목소리 큰 우리 어머니, 주일이면 직장 다니랴 아기 키우랴 서툰 살림하랴 하는 여리디 여린 저에게 호령 하셨습니다. 다른일 모두 미루고 주일 미사부터 다녀오라고 하셨습니다. 주일 미사 한 번 빠지면 몇주를 두고 야단 하셨지요.

 

그땐 참 힘들다고 느꼈는데 세월 흐른뒤 생각하니 참 교육을 시키신 겁니다.

지금도 주일에 미사 참례가 가장 우선하는 아들과 며느리가 되었으니까요.

우리 '소피아 홍'은 멋진 할머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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