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음동성당 게시판

* 제대로 안다는 것(8/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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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국길 [fcan] 쪽지 캡슐

2004-08-23 ㅣ No.3541

연중 제 21 주간 월요일(2004-08-23)

독서 : 2데살 1,1 - 5. 11ㄴ - 12 복음 : 마태 23, 13 - 22

* 제대로 안다는 것 *

그때에 예수께서 말씀하셨다.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파 사람들아, 너희 같은 위선자들은 화를 입을 것이다. 너희는 하늘나라의 문을 닫아놓고는 사람들을 가로막아 서서 자기도 들어가지 않으면서 들어가려는 사람마저 못 들어가게 한다.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파 사람들아, 너희 같은 위선자들은 화를 입을 것이다. 너희는 겨우 한 사람을 개종시키려고 바다와 육지를 두루 다니다가 개종시킨 다음에는 그 사람을 너희보다 갑절이나 더 악한 지옥의 자식으로 만들고 있다. 너희 같은 눈먼 인도자들은 화를 입을 것이다. 너희는 ‘성전을 두고 한 맹세는 지키지 않아도 무방하지만 성전의 황금을 두고 한 맹세는 꼭 지켜야 한다’고 하니 이 어리석고 눈먼 자들아, 어느 것이 더 중하냐? 황금이냐? 아니면 그 황금을 거룩하게 만드는 성전이냐? 또 너희는 ‘제단을 두고 한 맹세는 지키지 않아도 무방하지만 그 제단 위에 있는 제물을 두고 한 맹세는 꼭 지켜야 한다’고 하니 이 눈먼 자들아, 어느 것이 더 중하냐? 제물이냐? 아니면 그 제물을 거룩하게 만드는 제단이냐? 사실 제단을 두고 한 맹세는 제단과 그 위에 있는 모든 것을 두고 한 맹세이고 성전을 두고 한 맹세는 성전과 그 안에 계신 분을 두고 한 맹세이며 또 하늘을 두고 한 맹세는 하느님의 옥좌와 그 위에 앉으신 분을 두고 한 맹세이다.”
(마태 23,13­ - 22)

◆오늘 복음에서도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파 사람들이 예수께 된통 꾸지람을 듣는다. 우리는 보통 율법학자나 바리사이파 사람이라는 말을 들으면 별 생각없이 옳지 못한 사람들로 생각하기가 쉽다. 하지만 당시 그들은 누구보다 전통적인 가르침에 충실했고, 나름대로 하느님의 뜻에 맞게 산다고 자처하던 이들이다.
그런데 무엇이 문제가 되어 예수님께 위선자라는 혹독한 비난을 받지 않으면 안 되었던 것일까? 아마도 그들이 어려서부터 듣고 배웠던 하느님의 이미지와 예수께서 설명하신 아빠, 아버지이신 하느님의 모습 사이에는 너무도 다른 점이 많았기 때문일 것이다. 몇천 년을 믿어왔던 그 하느님의 이미지가 한 젊은이로 인해 금이 가기 시작한다. 전통을 무너뜨리는, 아니 자신들이 그렇다고 믿었던 모든 것을 뒤흔들어 놓은 젊은이를 그들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십자가 처형은 그들이 보기엔 너무도 당연한 결과였을지도 모른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하느님의 이미지는 올바른 것일까?
오늘의 복음을 묵상하면서 우리가 알고 있다고 믿는 것 역시 틀린 것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놓아야 할 듯하다. 상대적인 지식 습득이 상대적인 소신을 만들고, 그 소신에 피해를 입는 영혼들이 너무 많은 세상이다. 제대로 알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열린 마음으로 주님께 지혜를 구할 일이다. 바리사이파 사람들이나 율법학자들의 모습이 내 안에도 있음을 반성해 본다.

김대열 신부(일본 시부까와 천주교회)

- 강가에서 -   
흐르는 강물을 바라보노라니
내 마음에 질퍽하게 고인
그대 사랑도 함께 흐른다.

우리들의 삶도
저렇게 흘러가는 것을

물밑 어디쯤에서
너의 사랑의 목소리를
다 들을 수 있을까

모두다 떠나고
모두다 보내야 하는데
우리도 가야 하는데

네가 사랑으로 있었던 자리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생각 속에 그리움으로만
남았는데

그래 우리 오늘도
살아있다는 것만으로도 좋다.

- 용혜원의 詩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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