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복음에서도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파 사람들이 예수께 된통 꾸지람을 듣는다. 우리는 보통 율법학자나 바리사이파 사람이라는 말을 들으면 별 생각없이 옳지 못한 사람들로 생각하기가 쉽다. 하지만 당시 그들은 누구보다 전통적인 가르침에 충실했고, 나름대로 하느님의 뜻에 맞게 산다고 자처하던 이들이다. 그런데 무엇이 문제가 되어 예수님께 위선자라는 혹독한 비난을 받지 않으면 안 되었던 것일까? 아마도 그들이 어려서부터 듣고 배웠던 하느님의 이미지와 예수께서 설명하신 아빠, 아버지이신 하느님의 모습 사이에는 너무도 다른 점이 많았기 때문일 것이다. 몇천 년을 믿어왔던 그 하느님의 이미지가 한 젊은이로 인해 금이 가기 시작한다. 전통을 무너뜨리는, 아니 자신들이 그렇다고 믿었던 모든 것을 뒤흔들어 놓은 젊은이를 그들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십자가 처형은 그들이 보기엔 너무도 당연한 결과였을지도 모른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하느님의 이미지는 올바른 것일까? 오늘의 복음을 묵상하면서 우리가 알고 있다고 믿는 것 역시 틀린 것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놓아야 할 듯하다. 상대적인 지식 습득이 상대적인 소신을 만들고, 그 소신에 피해를 입는 영혼들이 너무 많은 세상이다. 제대로 알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열린 마음으로 주님께 지혜를 구할 일이다. 바리사이파 사람들이나 율법학자들의 모습이 내 안에도 있음을 반성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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