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계동성당 게시판
어느 중년의 단상(퍼온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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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2003-02-04 ㅣ No.6182 어느 중년의 단상
쉼 없는 세월에 밀려 어느덧 와 버린 중년의 자리
어느 날 문득 보았을 때 성큼 커 버린 아이들
거울 속의 나는 점점 원치 않는 형상으로 보이고
늘어나는 잔주름만큼 현실의 걱정도 늘어 나는 때 우리는 가끔 일탈을 꿈꾼다.
어린 시절 여름밤 반짝이는 별 만큼이나 반짝이는 눈동자로
쏟아지는 밤하늘 별들을 헤며 머나먼 우주 저편의 별나라를 그리고
별 자리의 슬프고도 아름다운 전설과 또 페르시아 왕자의 사랑 이야기와
사랑하는 장미꽃을 위하여 독사에 물려 돌아간 어린 왕자와
마지막 성냥불을 밝히고 죽어간 소녀의 이야기에 가슴이 메였었다.
이제는 아득한 추억이 되어 버린 어린 날의 천진한 소원들과
또 어른이 되면 하고 싶었던 수많은 계획과 바람들이
그저 철없던 시절의 꿈이란 걸 일깨워 주는 현실의 각박함 속에서
역할과 책임이라는 울타리에 갇힌 슬픈 중년의 단상을 발견한다.
꿈과 현실의 괴리 보상받을 수 없는 세월 무엇을 하다 여기까지 왔는지
내 인생의 가치와 의미가 너무도 왜소해서
그저 혼자 서글퍼 울 때 어딘가 한적한 바다로 여행이라도 떠나야 겠다.
그러나 여기서 일탈은 말아야지
담 밖의 봄의 환상에 우리의 삶을 던지기 보다
우리 자그만 울타리 안에 작은 불이라도 켜서
아직도 내 체온을 필요로 하는 사랑하는 이들의 기쁨이 되어야지
그리하여 해 질녁 황혼에 흰머리 마주 대고 곱씹을 따스한 추억을 만들어 가야지
언제고 내 삶이 끝나는날 내 보내신이 앞에 섰을 때
그래도 주신자리 지키다 왔노라고 겸손히 아뢰야지..
김 성 수
여자나이 마흔
누가 물으면 대답하기 싫은 나이
거울 앞에서 오래 화장하고 싶은 나이
어쩌다 밝은 창에 비친 내 모습에 우~울해서 종일 말문을 닫는 나이
옷을 고를 때는 화사한 색상에 남몰래 눈길이 가는 나이
식구들과 마주 앉아 밥을 먹다가 갑자기 외로워 목이 메는 나이
주는 것 보다 많~이 받고 싶은 나이
딸애가 뽑아준 흰머리카락 몇 올에 썰물에 휩쓸린 개펄처럼 온통 가슴이 비어버리는 나이
바람 소리에도 자주 밤 잠을 설치며 동이 트는 빛으로 문살을 세는 나이
때로는 접어 두었던 첫사랑이 되살아나서 눈시울이 뜨거운 애절한 나이
그리구~~여자나이 40은 아,아 감히 또다시 사랑에 빠지고 싶은 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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