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계동성당 게시판

선무당 컴플렉스(홍신부님강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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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경

2003-02-16 ㅣ No.6314

우리말에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는 말이 있지요.

 

사람들이 어떤 문제가 생겼다고 하면 청하지도 않았는데 나서서

한마디를 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것도 "그저 내 생각이야"하는 것이 아니라

"그건 반드시 이렇게 해야 돼"하고 아주 단정적으로 말을 합니다.

그런데 나중에 일을 그르치게 되면 오리발을 내미는 그런 성격의 분들을

선무당 컴플렉스에 걸린 분들이라고 합니다.

이런 선무당 컴플렉스에 걸린 분들이 의외로 많아서

마음의 병을 가진 분들을 더 병이 깊어지게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컴플렉스에 걸린 분들의 특징을 말씀을 드리자면

우선 체계적인 공부와 훈련을 하려고 하지를 않는다는 것이 첫번째 특징입니다.

팸플릿 날리지(pamphlet knowledge)라는 말이 있습니다.

책을 보지 않고, 선전용으로 나온 팸플릿만을 보고

모든 것을 다 아는 것 처럼 떠들고 다니는 것을 두고 하는 말이지요.

대개 공부가 깊어지면 단정적인 말을 하지를 못합니다.

왜냐하면 이럴수도 있고 저럴수도 있는 가능성이 늘 있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선무당 컴에 걸린 분들은 단정적인 발언을 합니다.

왜 그들은 공부를 하지도 않으면서 단정적인 말을 해서 사람들의 약한 마음에 상처를 주는 것일까요?

사실은 자신의 열등감 때문입니다.

공부를 하지 않는 것은 자신의 무능력이 드러날까봐 두려워서이고

그런 열등감은 반대로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이 알고 있는 쥐꼬리만한 지식을 강요하는 행동으로 나타납니다.

 

두번째 특징은 선무당 컴플렉스에 걸린 분들은

남을 변화시키려는 강박관념이 강합니다.

즉 사람들이 자기식대로 바뀌기를 강박적으로 강요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의 마음을 치유해 주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사람들의 문제를 더 심각하게 만들고

사람들이 자신의 문제를 제대로 보지 못하게 합니다.

 

그럼 내가 선무당 컴에 걸렸는지를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간단한 방법이 있습니다.

남이 원하지도 않는데 충고가 하고 싶어서 입이 근질근질 하다면

바로 내가 선무당 컴에 걸려 있는 것입니다.

충고해 준답시고 함부로 나서서 생사람 잡지 말고

그냥 기도만 해 주는 것이 백배 천배 나은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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