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와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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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화 [lovely] 쪽지 캡슐

1999-04-09 ㅣ No.179

아버지와 나

 

안냐세요?

오늘은 날씨가 흐리네요. 그래서....

아주 좋은 글하나 소개할까 합니다.

이글은 NEXT의 HOME ALBUM에 있는 '아버지와 나'라는 곡의 나레이션입니다.

옆에 보시면 원곡을 들을수 있으니 다운 받으셔요. (사운드 카드가 있으신 분들만...)

첨부 받는 방법

(1. 마우스의 오른쪽 단추 클릭

 2. 첨부 받기 클릭 (간직하고 싶으시면 첨부 받기. 저장하라는 뜻)

 3. 내 컴퓨터로 가서 저장된 파일 열기(리얼타임오디오로 되어있으니             그냥하셔도 됨)

 4. Electronic Registration Card (라는 화면이 나오면 엑스표아이콘 누름

 Realplayer에서 play누름

5. 파일이 열리면 '아버지와 나' 라는 글자가 나온다.

 

 

 

아버지와 나

                             - 신해철 작사,작곡 -

 

아주 오래전, 내가 올려다본 그의 어깨는 까마득한 산처럼 높았다.

그는 젊고, 정열이 있었고, 야심에 불타고 있었다.

나에게 그는 세상에서 가장 강한 사람이었다.

내 키가 그보다 커진 것을 발견한 어느날, 나는 나 자신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서서히 그가 나처럼 생각하지 않는다는 걸 알았다.

이 험한 세상에서 내가 살아나갈 길은 강자가 되는 것 뿐이라고 그는 얘기했다.

난, 창공을 나르는 새처럼 살거라고 생각했다.

내 두 발로 대지를 박차고 날아 올라 내 날개 밑으로 스치는 바람 사이로 세상을 보리라 맹세했다.

내 남자로서의 생의 시작은 내 턱 밑의 수염이 나면서가 아니라 내 야망이, 내 자유가 꿈틀거림을 느끼면서 이미 시작되었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대답하지 않았다.

 

저기 걸어가는 사람을 보라. 나의 아버지, 혹은 당신의 아버지인가?

가족에게 소외받고, 돈 벌어 오는 자의 비애와, 거대한 짐승의 시체처럼 껍질마 남은 귄위의 이름을 짊어지고 비틀거린다.

집안 어느곳에서도 지금 그가 앉아 쉴 나리는 없다. 이제 더 이상 그를 두려워하지 않는 아내와 다 커버린 자식들 앞에서무너져가는 모습을 보이지 않기 위한 남은 방법이란 침묵뿐이다.

 

 우리의 아버지들은 아직 수줍다. 그들은 다정하게 뺨을 부비며 말하는 법을 배운 적이 없었다.

그를 흉보던 그 모든 일들을 이제 내가 하고 있다.

스폰지에 잉크가 스며들 듯 그의 모습을 닮아가는 나를 보며, 이미 내가 어른들의 나이가 되었음을 느낀다.

그러나, 처음 둥지를 떠나는 어린 새처럼 나는 아직도 모든 것이 두렵다.

언젠가 내가 가장이 된다는 것.

내 아이들의 아버지가 된다는 것이 무섭다. 이제야 그 의미를 알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누구에게도 그 두려움을 말해선 안된다는 것이 가장 무섭다.

이제 당신이 자유롭지 못했던 이유가 바로 나 였음을 알것 같다.

이제, 나는 당신을 이해할 수 있다고 더 이상 생각하지 않는다. 그것은 오랜 후에, 당신이 간 뒤에, 내 아들을 바라보게 될 쯤에야 이루어질까. 오늘밤 나는 몇년만에 골목길을 따라 당신을 마중 나갈 것이다. 할 말은 길어진 그림자 뒤로 묻어둔 채 우리 두 사람은 세월속으로 같이 걸어갈 것이다.

 

무지 길죠? 하지만 이걸 읽은 우리 청년 들은 아버지를 생각하는 기회가 될 거라 생각합니다.

저도 울 아버지께 잘못한게 많이 후회가 되네요.

노원성당 가족 여러분.

 

 

효도합시다.

안녕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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