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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소 지어보기> 씨익~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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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선 [pooh0824] 쪽지 캡슐

2000-04-20 ㅣ No.1100

모처럼 일찍 들어와서 저녁에 잠깐 잤더니만...

글쎄 유선방송에서 허준이 끝난 것도 이미 오래전인데 잠이 안오지 뭡니까?

 

조용히 ’안드레아 보첼리’노래를 듣고 있다가 오랫만에 들어왔습니다.

 

이 사람이 앞을 보지 못하는 것은 다 아시죠?

 

예전에 누군가에게서 들었는데...

이 사람은 공에 맞아 갑작스레 보지 못하게 되었다는군요.

그런데도...

자신이 맹인이 되지 않았다면 이런 노래는 부르지 못했을 거라는 말을 했대요.

자신의 위치에서 감사하는 것이지요.

 

늘상 그런 마음을 잊지 않으려 했는데...

 

며칠전 일요일이지요. 북한산에 갔었답니다.

일요일 이른 시간에 자는 사람들 억지로 깨워서 함께 간다는 생각 때문인지

약간은 편하지 않은 마음이 있었어요.(바쁜 사람들인데.. 미안하잖아요)

산도 잘 못타고 처음 함께하는 사람들에게 짐이 되기는 더 싫고...

 

올라가는 길이 참 아름다웠답니다.

만개한 진달래들... 하나하나 모두들 색이 다르기에 더 예쁘고, 눈을 떼기가 아쉬웠답니다.

이래저래 하며 산을 올라갔지요...

어렵사리 칼바위도 가고...

그냥... 함께한 사람들에게 미안한 생각이 들었답니다.

 

축 처진 내 모습 앞으로 작은 꼬마가 종종종 달아나더군요.

그 뒤에는 한가족이 오고 있었구요.

아빠,엄마,아까보다 큰 남자아이...

아이들이랑 같이 있어서인지 점잖은 것 같은 남자아이가 기특하더라구요.

’이구.. 동생은 막 뛰어다니는데 형이라구...’

 

하지만 이런 마음은 잠시...

아빠 뒤에 서있는 남자아인 앞을 보지 못했어요.

아빠의 어깨를 잡고 가는 아이, 그 뒤에 보필하고 있는 엄마.

 

순간 눈에선 눈물이 핑~

많은 것을 주고, 겪게 해주고 싶은 부모님의 마음...

그리고 조금은 상기되긴 했지만 웃음을 머금은 소년의 입가...

 

모든게 따사로와지는 시간이었답니다.

글구,

난 저렇게 마음을 줄 수 있는 사람인가...

작은 하나에도 미소를 머금을 수 있는 사람인가...를 생각하였지요.

 

산행을 마무리 하며 가르멜 수녀원 성당을 들어갔습니다.

짧은 순간이었지만, 작은 것에 웃을 수 있는 사람이 되게 해달라고 기도했지요.

 

그냥... 함께한 사람들이 참 좋았답니다.

일요일 잠을 설치게 해서 미안하긴했지만요~~

  

괜시리 노래를 듣다가 생각이 나서 주저리 써 보았답니다.

부활!

웃을 수 있는 일들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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