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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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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은 [ljebero] 쪽지 캡슐

2000-06-03 ㅣ No.1423

아무리 애를 써도 내 안의 교만이 사라지질 않는군요.

내가 죽어야 부활을 할 수 있다는데 왜이리 죽기가 싫은 걸까요!

조금씩 달라지는 아침공기를 느끼면서 저도 아! 조금만 더 잤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제일 먼저 합니다. 그래도 무엇이 나를 일으켜 발길을 성당으로 인도하는지 신기하지요!

성체를 모시고 생각합니다. 오늘은 제발 당신의 뜻대로 살 수 있게 해달라고. 어떤 것이 그 모습인지 잘 모르겠어요. 정말 나는 아직도 바보인가봐요.

하지만 기원이 생기고 이제는 몇일 지나지 않았는데 집으로 돌아오는 발걸음엔 기쁨이 묻어납니다.

주님! 제가 아무리 바보같이 굴어도 믿고 계시지요. 제가 이렇게 당신에게 다시 돌아왔잖아요. 저를 위해서 돌아가신 그 자비로운 사랑에 가슴이 스멀거려요.

이젠 새벽에도 반팔을 입어야 할 정도로 덥더군요.

모든 이에게 평화가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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