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릉동성당 게시판

*재미있는 신앙생활*[필독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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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혜진 [fromrahel] 쪽지 캡슐

2003-01-20 ㅣ No.1502

오랜만에 청년성서모임 창세기 연수 파견미사를 다녀왔습니다. 매번 파견미사를 다녀올 때마다 느끼지만 새삼스레 하느님은 참 부지런하고도 정확한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냐구요?...잊을만하면 생각나게 하시고...모르겠을 것 같다가도 정신이 번쩍들도록 한가지씩 일깨워주시니까요. 주변에 이런 사람을 두고 있다면 더없이 감사하겠지만 역시나 하느님만한 분은 없다는 생각이 드네요.

 

세례를 받고 말씀에 귀를 기울이고 활동을 하면서 많은 체험들을 하지만 궁극적으로 나의 마음이 절실해지기까지는 참으로 많은 시간이 걸리는것 같습니다. 교리 상식을 늘려 가는것...기도를 많이 하는것...단체 활동을 많이 하는것...나름대로 청년활동5년째를 맞이하면서 새삼스레 ’뭐하고 살았나?..’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예전엔 학교나 통신 동호회 활동을 주로 했었고 그 일들이 재미있었는데 어느 순간 성당에서 떠나지 못하는 내 모습을 보면서 무엇 때문에 여기에 남아 있는 것일까...하는 생각말이죠.

 

기억을 돌이켜보면 즐거웠던만큼 힘들고 어려운 일들도 많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뜻 ’이 자리’에 마음이 동하는 것은 흔히 하는 말로 ’하느님이 역사하시기 때문...?’인것 같습니다.

성서모임 하면서 제일 큰 감동은 역시나 살아 있는 하느님에 대한 체험입니다. 남들은 성서 몇번 읽지도 않고 말이 많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성서든 교리든 몇만번을 읽고 수학공식처럼 외고 있을지라도 체험하지 못했다면 의미가 없을겁니다. 말 그대로 글자일뿐이고 공식일 뿐이죠. 풀리지 않는 수학 문제처럼...

 

물론 형체가 보이는 하느님을 만날 수 있다면 그것도 좋겠지만 더 좋은 것은 나를 찾아온 이가 누구인지 얼굴을 올려다 볼  겨를도 없이 내가 그분을 느낄 수 있는 것일겁니다.

제가 워낙 속이 좁은 사람이라 더 크게 느끼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살면서 부딪히는 온갖 오해나 편견 중에서도 다시금 일어날 수 있도록 손 붙들어 주시는 분이 바로 하느님인것 같습니다.

우리는 모두 하느님을 사랑하는 사람들이고 이웃을 사랑하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입니다. 그쵸? 하지만 정작 단체활동이나 기타 대인관계에서 참 많이 이해 받고 싶어하는 사람들입니다.

조금만 더 맞춰주기를...무진장 간절히 바라는 사람들 참 많습니다. 저...아주 대표적인 사람이구요. 고치려고 노력중이지만..^^;

비단 단체에서만 있는 일은 아니지요..개인적인 생활 안에서도 ’왜 굳이 하느님은 나를 힘들게 하시는가...이렇게 하시지 않아도 알아들을 수 있는 사람인데...적어도 나는...’이란 생각을 가끔 해봅니다. 왜 나를 시험하시는가...나의 인격과 품성을 왜 자꾸 자극하시는가....순간순간 원망도 해보다가 문득 생각나는건 성서내용의 한 귀절들입니다.

딱히 기억하는 말씀도 그리 많지 않지만 항상 나의 부끄러운 모습을 볼때마다 제일 먼저 떠오르는 말씀이 바로"내가 너와 함께 있겠다"는 말씀입니다. 나와 함께 계심을 또 잊고 몸부림을 쳤구나...하는 생각에 숨어버리고 싶을 때가 많았습니다.

 

더 열심히 살다보면 더 좋은 일도 많이 생기겠지 하는 막연한 기대와는 달리 성서를 읽을수록...활동을 하면 할수록 부담스러울 때가 많습니다. 언젠가 강론때 들었던 말씀처럼 ’십자가를 지고 가는 것이 신앙인의 삶’이라는 것이 가슴을 눌러올 때도 있구요. 더 어려운 가운데에서 당신을 더욱 또렷하게 볼 수 있게 하시는 것 같습니다. 성서모임 안에서 생각하다보면 정말 모든 말씀이 맞는것 같고..너무 깊이? 와 닿다 못해 나도 종교인이 되고 싶다는 충동도 느끼게 되는데요..현실에서 부딪히는 모든 상황에서 말씀을 소화하기란 정말 쉽지 않은 것 같아요.

다만 어려운 때에 내가 하느님을 기억하고 매달려? 볼 수 있다는것이 신앙생활의 큰 기쁨인것 같습니다. 쉽게 포기해버릴 수도 있을 ’나’라는 사람의 자리에 좀 더 책임을 지고 ...열심히 살아가도록 이끌어주시는것...우리가...그리고 내가 당신의 자녀라는 것을 새삼스레 일깨워주심에 감사할 따름이죠.

 

말씀만 던져주는 ...글자 몇 가지로 쉽게 잊혀지는 분이 아니라 매일 매일 나의 하루에서 나를 변하게 하시는 분이 바로 말씀인가봅니다. 나의 사소한 일상에까지 관여하시는 날마다 새롭고도 한결같은 분....사람도 그런분이 있다면 참 좋겠지요? 우리 모두 노력합시다...

 

오는 1월25일-26일은 공릉동성당 청년연합회 L.T가 있는 날입니다. 청년들을 아끼고 사랑해 주시는 많은 분들의 관심과 사랑 기대해두 되겠지요?*^^*

 

특히 청년단체장님들...신부님들, 수녀님들..그리고 청년분과장님들...새로 시작하는 한해에는 정말 한마음으로 아름다운 공동체를 일구어 나갈 수 있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아직도 많이 어설프고 부족한 청년들이지만 하나씩 설명해주시고 일러주시면 더 많이 성장해 갈 수 있는 사람들입니다. 경제적으로 정신적으로 모두들 바쁜 가운데 살아가시는 줄 잘 알지만 한번씩만 더 투자?해 주십시오.

 

 

더 많은 청년들이 신앙에 대한 확신을 갖을 수 있도록 더 많은 배려 부탁드립니다. 좀더 먼저..좀더 오랜동안 주님을 섬기셨던 분들이 그 은총...나누어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초등부 중고등부 신앙교육 모두 중요하다는거 잘 아시죠? 못지 않은 투자와 관심 지원됩니다. 하지만 그렇게 공들여 키운 신앙인들 청년시절 이후까지 굳건히 잘 지켜나가려면 오히려 더 많은 관심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현재 단체활동은 대외적으로 미비해 보이지만 그나마도 소수의 구성원들이 무지하게 노력하고 있다는거 꼭 한번 기억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소수의 구성원들의 몸부림이 무모하지 않도록 함께 일궈나가는 날을 꿈꿔봅니다.

 

 

"우리는 정말 혼자가         아니지요?!!!"

 

 

                                  -공릉동성당 청년공동체를 사랑하는 혜진쎄실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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