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처럼 대답하는 경우가 많다. “나는 아니겠지요”라고 하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오늘 복음에 나오는 청년처럼 나는 계명을 잘 지킨다. 적어도 주일미사는 안 빠지니까. 그런데도 아직 부족한 것은 무엇일까? 아직 더 팔아야 할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어디를 가든지 만나는 ‘불신’이라는 병이다. 오늘날은 사람이 사람을, 낮은 자가 높은 자를, 이웃이 이웃을, 남자가 여자를, 여자가 남자를, 늙은이가 젊은이를, 젊은이가 늙은이를 믿지 못하는 불신의 시대라는 것을 경험한다. 아무리 많은 것을 누린다 하더라도 신뢰가 사라지고 나면 헛되다. 믿음을 새로 세우고 뿌리를 내리게 해야 할 의무가 우리에게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믿음을 심을 수 있을까? 누군가 팥으로 메주를 쑨다고 하여도 믿어주는 것이다. 내가 먼저 상대방의 말과 행동을 믿어주는 것이다. 그러다가 속는다 해도 믿어주는 것이다. 쉽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내가 욕심을 버리고 순수한 맘으로 믿어준다면 속이는 사람은 자기가 던진 줄에 스스로 옭아매이는 처지에 빠질 것이다. 어렵겠지만 바보스럽게 믿어주어야겠다고 작정해 본다. 그러면 좀 편안해지고, 좀더 바보스러워질 것이다. 그러다가 보면 평화가 올까? 소리만 있고 진정한 ‘말’은 없는 시대에 사는 나에게 주시는 주님의 말씀이다. ‘나를 따랐으니 영원한 생명을 얻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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