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음동성당 게시판

길에 대한 명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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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학남 [obbji] 쪽지 캡슐

2004-08-16 ㅣ No.3523



길 1


어느날 사람들이 하느님께 말했습니다.
하느님! 어떻게 사는 것이 잘 사는 것인지
그 길을 가르쳐 주십시오.
그러자 하느님께서 대답해 주셨습니다.

잘 들어라.
잘 사는 길은 자연의 순리대로 사는 것이다.
물이 흐르는 것을 보고 배우라.
나무들이 자라는 것을 보고 배우라.
산을 보고
풀과 꽃들이 피고 지는 것을 보고 배우라.
자연 모두가 옳은 길을 가고 있는데
아직도 너는 그 길을 모르고 있구나.




길 2


나 야훼가 말한다
예로부터 있는 길을 물어보라
어떤 길이 나은 길인지 물어보고
그 길을 가거라(예레 6,16)

성서에서 길은
단순한 길이 아닌 인생 자체
삶의 방향이며 양식이나니

여정의 길목에서
물어야 하리
우리는 지금 어디에 와 있는가?

지나온 길의 발자취를 돌아보며
나아갈 길에 시선을 두어야 하리

그분이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나니

그분을 따라 걷노라면
푸른 초원을 만나기도 하고
맑은 샘물을 발견하기도 하지

광야를 지나는 것도
그분의 배려
우리의 신앙을
순수하게 정화시키기 위함이라네




나의 길


나는 살아오면서
길을 몰랐습니다.

그러나 하느님을 믿으면서
길을 알았습니다.

하느님 말씀대로 산다면
그것이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 된다는 것을





주여, 나의 길을 알게 해주십시오


"과거의 길을 다시 보고 표지의 막대기를 세우라"던
예레미야 예언자처럼 나도 내 과거에
경계의 표지를 세우도록 해주십시오.
주여, 제가 지나가야 할 빛과 어둠,
또 겨우 견뎌내는 시련의 순간들이
바로 저에 대한 당신 계획의 때임을
제가 알아들을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주여, 그 계획의 길에 제가 어디쯤 서 있고,
또 당도할 곳이 어디인가를
알게 해주십시오.
우리 주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비나이다.
아멘.





나그네 길


욕심 많은 사람이 있었습니다.
세상 모든 것을 갖고 싶은 것이 그의 소원이었습니다.
그래서 돈과 재산을 모으기 시작하였습니다.
산을 사고, 강을 사고, 바다도 샀습니다.
그리고 하늘까지도 샀습니다.
이제는 세상 모든 것을 가졌으니
세상은 내 것이라고 큰소리쳤습니다.

그때 한 사람이 와서 말했습니다.
"아직도 갖지 못한 것이 있습니다."
그것이 무엇이냐고 하자
"하느님을 사야 합니다. 그래야 세상을 지배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욕심 많은 사람은 하느님까지 샀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됐다고 좋아하였습니다.

그런데 얼마 되지 않아 욕심 많은 사람은
자신이 모은 재산을 하나하나
세상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기 시작하였습니다.
마침내 자신은 아무것도 가지지 않게 되었습니다.
이상하게 생각한 사람들이 몰려와
어떻게 된 것이냐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그가 말했습니다.
"내가 하느님을 샀더니 비로소 하느님을 알았습니다.
세상 어느 것도 내 것이 아님을 알았습니다.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가는 나그네에게
재산과 재물이 무슨 필요가 있겠습니까?"
그리고 그는 나그네가 되어 터벅터벅 떠났습니다.





인생이란 길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사막을 건너기 시작했습니다.
사막은 멀고 험하였습니다.
가도가도 끝없는 사막
사람들은 절망하고 쓰러졌습니다.
그러나 오직 한 사람
무사히 사막을 건넌 이가 있었습니다.
당신은 어떻게 그 길고 먼
사막을 건널 수 있었느냐고 묻자
그는

"사막 끝에 서 있는 하느님을 보았습니다.
하느님 모습만 바라보면서 걸으니
지치고 힘든 것을 이길 수 있었습니다."

우리 인생이란 길도 바로 이런 것이 아닐는지요?




길이 되는 것


산들이 사람들에게
길이 되어주었습니다.

나무들이 사람들에게
길이 되어주었습니다.

바다가 사람들에게
길이 되어주었습니다.


별들이 사람들에게 길이 되어주었습니다.

꽃과 풀들이 사람들에게
길이 되어주었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길을 알지 못했습니다.

산은 산일 뿐,
나무는 나무일뿐,
그것이 길이 되는 것을 알지 못했습니다.




그 사람


모든 사람들이 나를 버렸을 때
그는 나를 소중하게 생각해 주었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나를 외면할 때
그는 나를 아끼며 감싸주었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나를 미워할 때
그는 나를 극진히 사랑해 주었습니다.

사람들은 그를 모릅니다.
그러나 나는 그를 압니다.

사람들은 그를 보지 못하지만
나는 그를 보았습니다.

사람들은 그를 믿지 않았으나
나는 그를 믿었습니다.

그는 바람처럼 왔다가
바람처럼 떠납니다.
그러나 나는 알고 있습니다.
내 가슴속에 언제나
그의 사랑이 살아 있다는 것을.




나무 세상


나무는 자기의 때를 압니다.
태어날 때를 알고 돌아갈 때를 압니다.
봄이 오는 것을 알고 겨울이 오는 것을 압니다.
잎이 돋아날 때와 꽃이 필 때를 알며
잎이 떨어질 때와 열매를 맺을 때를 압니다.
겨울이 얼마나 길고 추운가를 알고
그것을 견디는 인내를 알고 사랑을 압니다.
세상 모든 소리와 침묵을 알고
들을 때와 기다릴 때를 압니다.
자기의 길을 알고 세상의 길을 압니다.
산을 알고 숲을 알고
햇빛과 물과 하늘의 길을 압니다.

나무는 자기의 때를 압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나무만큼도 자기의 때를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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