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음동성당 게시판

* 변화(8/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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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국길 [fcan] 쪽지 캡슐

2004-08-18 ㅣ No.3532

연중 제 20 주간 수요일 (2004-08-18)

독서 : 에제 34,1 - 11 복음 : 마태 20,1 - 16

* 변화 *

그때에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이런 비유를 들어 말씀하셨다.“하늘나라는 이렇게 비유할 수 있다. 어떤 포도원 주인이 포도원에서 일할 일꾼을 얻으려고 이른 아침에 나갔다. 그는 일꾼들과 하루 품삯을 돈 한 데나리온으로 정하고 그들을 포도원으로 보냈다. 아홉 시쯤에 다시 나가서 장터에 할 일 없이 서 있는 사람들을 보고 ‘당신들도 내 포도원에 가서 일하시오. 그러면 일한 만큼 품삯을 주겠소’ 하고 말하니 그들도 일하러 갔다. 주인은 열두 시와 오후 세 시쯤에도 나가서 그와 같이 하였다. 오후 다섯 시쯤에 다시 나가 보니 할 일 없이 서 있는 사람들이 또 있어서 ‘왜 당신들은 하루 종일 이렇게 빈둥거리며 서 있기만 하오?’ 하고 물었다. 그들은 ‘아무도 우리에게 일을 시키지 않아서 이러고 있습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그래서 주인은 ‘당신들도 내 포도원으로 가서 일하시오’ 하고 말하였다.
날이 저물자 포도원 주인은 자기 관리인에게 ‘일꾼들을 불러 맨 나중에 온 사람들로부터 시작하여 맨 먼저 온 사람들에게까지 차례로 품삯을 치르시오’ 하고 일렀다. 오후 다섯 시쯤부터 일한 일꾼들이 와서 한 데나리온씩을 받았다. 그런데 맨 처음부터 일한 사람들은 품삯을 더 많이 받으려니 했지만 그들도 한 데나리온씩밖에 받지 못하였다. 그들은 돈을 받아 들고 주인에게 투덜거리며 ‘막판에 와서 한 시간밖에 일하지 않은 저 사람들을 온종일 뙤약볕 밑에서 수고한 우리들과 똑같이 대우하십니까?’ 하고 따졌다. 그러자 주인은 그들 가운데 한 사람을 보고 ‘내가 당신에게 잘못한 것이 무엇이오? 당신은 나와 품삯을 한 데나리온으로 정하지 않았소? 당신의 품삯이나 가지고 가시오. 나는 이 마지막 사람에게도 당신에게 준 만큼의 삯을 주기로 한 것이오. 내 것을 내 마음대로 처리하는 것이 잘못이란 말이오? 내 후한 처사가 비위에 거슬린단 말이오?’ 하고 말하였다. 이와 같이 꼴찌가 첫째가 되고 첫째가 꼴찌가 될 것이다.”
(마태 20,1­ - 16)

◆세상의 논리로는 불공평할 수밖에 없는 포도원 주인의 태도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포도원 주인은 사람들이 불만을 터뜨릴 수도 있다는 생각을 못하는 이라서 그런가? 주인과 종의 비유가 생각난다. 주인은 주인이 해야 할 것을 하고, 종은 종이 해야 할 것을 하면 되는데 둘 사이에 균열이 오는 것은 종은 주인이 하는 일을 이래라저래라 할 때부터가 아닐까? 주인은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한다. 각자는 각자가 해야 할 것을 하면 된다. 무자비한 태도로만 느껴진다.
일꾼들은 각자 다른 시간에 부르심을 받는다. 그들이 부르심을 받았을 때의 태도를 보면 좀 이해가 될까? 하릴없이 서 있는 사람도 부르고, 빈둥거리는 사람도 부른 것은 주인이지 종이 아니다. 그리고 일을 하러 가자고 할 때 한 데나리온을 주겠다는 계약도 했다. 아침에 온 이들과도 그랬고 낮에 오후에 온 사람과도 그렇게 계약을 했다. 그 순간은 서로 불만이 없었다. 오히려 감지덕지했을지도 모른다. 아침부터 일한 일꾼들은 자기보다 늦게 온 사람들이 자기보다 많이 받는 것에 불만스러웠다.
‘십우도’ 중에 아홉번째는 반본환원(返本還源)이다. 본래로 돌아간다는 의미이다. 소도 잊고 나도 잊고 깨침이라는 것도 잊은 상태에서 자연의 모습이 있는 그대로 비치는 경지를 표현한다. 산은 산, 물은 물 그대로의 모습을 꿰뚫어볼 수 있는 지혜를 터득한 경지를 표현하는 말이다. “본래로 돌아올 걸 공연히 애썼구나. 차라리 눈멀고 귀먹었던들, 집 앞에 물건을 왜 못 봤던고? 물은 절로 흐르고 꽃은 절로 피어 있네.”
오늘 복음은 이런 이치를 깨닫게 한다. 예수님은 우리와 늘 함께 걸으신다. 지금도 우리와 함께 걸어가고 계신다. 우리는 당시의 제자들과 같이 부활하신 예수를 금방 알아차리지 못한다. 눈에 씌었던 막이 걷히고 보이게 되는 과정은 과연 무엇일까?

백민호(서울대교구 잠원동 천주교회)

- 그리움을 벗어 놓고  -

갓 피어난 꽃처럼
그리움을 벗어 놓고
그대를 만나고 싶습니다.

발이 있어도
달려가지 못하고
마음이 있어도
표현 못하고
손이 있어도
붙잡지 못합니다.

늘 미련과 아쉬움으로 살아가며
외로움이 큰 만큼
눈물이 쏟아지도록
그립기만 합니다.

선잠이 들어도
그대 생각으로 가득하고
깊은 잠이 들면
그대 꿈만 꿉니다.

날마다 뼈아프도록 견디기 어려웠던
세월도 이겨 낼 수 있음은
그대가 내 마음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  '용혜원'의  詩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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