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을 사랑하는 이들의 작은터

[퍼온글]아이러브 스쿨~(11)

인쇄

임홍순 [command] 쪽지 캡슐

2001-02-06 ㅣ No.8029

어제 메일이 한통 왔습니다.

면목동 신자라고 하시는 분이였는데...글을 얼른 퍼와 달라고...

그럼 열심히 퍼오겠습니다.


 

다음날 아침 나는 당장 읍내의 신문보급소로 달려갔습니다. 아침을 일찍 먹고 엄마에게는

아이들과 놀러간다고 하고서는 읍내로 나갔습니다. 이제 신문배달을 해서 나도 돈을 벌 수

있다는 생각을 하니 당장이라도 날아갈것 같았습니다. 지난번에 문방구 앞에서 봐둔

장난감도 하나 살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습니다. 학용품도 사고 그리고 엄마에게도 돈을

많이 드릴겁니다.

 

숨이 턱까지 밀려 올라와서 겨우 신문 보급소에 도착했습니다. 일전에 연수네 집을 가면서

얼핏 본것같은데 다행히 쉽게 찾았습니다.

나는 신문보급소 문을 열고 누가 있는가를 보았습니다. 안에는 낡은 난로 한대가 켜져있고

한 아저씨가 뭔가를 열심히 쓰면서 일을 하고 계셨습니다.

 

        "안녕하세요?"

         

        "무슨일이니?"

         

        "저 신문배달 하러 왔어요"

 

그런데 아저씨나 나를 쳐다보는눈이 이상합니다. 기가막히다는 듯이 허허 웃으시기도 합니다.

 

        "너 몇학년이니?"

         

        "5학년이요... 국민학교"

         

        "그럼 나중에 오너라"

         

        "네? 왜요?"

 

        "국민학생이 하기엔 너무 힘들거든... 나중에 더 크면 오거라"

         

        "싫어요. 난 지금 신문 배달 해야 된단 말예요"

         

        "허허, 이놈이 참..."

 

아저씨는 그냥 웃기만 하십니다. 뭐 신문배달이 힘들어 봤자 얼마나 힘들다고 못하게

하는걸까요... 난 달리기도 잘하는데...

 

        "너 새벽 일찍 일어날 수 있니?"

         

        "그럼요..."

         

        "새벽 4시까지 이곳까지 올 수 있어?"

         

        "새벽 4시요?"

 

일찍이라고 해서 아침먹고 오면 되는줄 알았는데 새벽 4시라구요? 그렇게나 일찍 나와야

하는건가요? 나는 깜짝 놀랐습니다. 하지만 이미 시작하기로 마음먹었으니 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아저씨는 계속 허허 웃으십니다.

 

        "너 이름이 뭐니?"

         

        "민우요, 한민우"

         

        "신문 배달을 왜 하려구 하는데?"

         

        "돈이 좀 있어야 되거든요."

         

        "돈? 뭐에다 쓰려구?"

         

        "여하튼 쓸일이 좀 있어요..."

         

        "허허... 이놈참..."

 

아저씨는 기가 막히다는듯이 허허 웃으시더니 누군가를 급히 부르셨습니다. 곧 보급소 안

에서 어떤 형이 뛰어 나왔습니다.

 

        "상원이가 이번주까지 한다구 했나?"

         

        "네..."

         

        "그럼 그 구역에 다른사람 넣을 수 있어?"

         

        "아뇨.. 지금 사람이 없어서 안되요... 안그래도 2구역씩 뛰고 있는 애들도 있는데"

         

        "그래.... 알았다..."

 

아저씨는 여기저기 연락을 해보시더니 나를 보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럼 내일부터 나올 수 있겠니?"

         

        "내일부터요? 진짜루요?"

         

        "지금 당장 사람이 한명 필요하긴 한데 딱히 다른사람이 없구나...

        네가 좀 어려서 걱정이긴 하다만 당분간만 해보자"

         

        "네... 감사합니다. 그럼 내일 새벽 4시까지 나오면 되는건가요?"

         

        "그래.."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아무래도 새벽4시까지 나오려면 많이 힘들겠지요? 하지만 기분은 좋습니다. 나도 이제

신문 배달을 하면 돈을 벌 수 있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학교 앞 문방구엘 가봤습니다.

지난번에 보아둔 장난감이 아직 그대로 있었습니다. 저걸 누가 사가기 전에 빨리 사야할텐데

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지금 연수는 뭘하고 있을까요? 학교앞을 지나다 문득 연수 생각이 났습니다. 나는 발걸음을

돌려 연수네 집 앞으로 달려가 보았습니다. 멀찌감치 떨어져서 2층에 있는 연수 방을

쳐다보았습니다. 창문은 닫혀 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대문이 덜컹 열리더니 연수가 문을 열고 나왔습니다. 나는 너무 반가워서

연수에게 인사를 하려고 달려나가려다가 갑자기 연수뒤에 따라나오는 한 아줌마를 보고

다시 골목뒤에 숨었습니다. 전에 보았던 연수네 집에서 일하는 아줌마는 아닌것 같았습니다.

아마 연수네 엄마인것 같습니다. 연수와 그 아줌마는 까만색 자동차를 타고는 부르릉 소리를

내면서 어디론가 가버렸습니다. 오랫만에 연수를 만나서 참 반가웠는데 인사도 못하고

그냥 가버려서 조금 섭섭했습니다. 연수도 나를 알아보았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나는 터덜터덜 길을 걸어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머릿속에서는 자꾸만 아까 보았던 연수

얼굴이 떠 올랐습니다. 그래도 몇일만에 연수를 만나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아침부터 어딜 다녀오니?"

 

내가 집에 들어가자 마자 엄마께서 물어보셨습니다. 나는 뭐라고 대답을 해야 할까

생각했습니다.

 

        "그냥 친구들이랑 놀다 왔어요..."

         

        "친구? 일만이랑 안놀았니? 아까 찾아왔었는데..."

         

        "아... 일만이랑은 안놀았어요"

 

나는 후다닥 방으로 들어갔습니다. 잘못하면 엄마한테 들킬뻔 했습니다. 내가 신문배달을

해서 엄마에게 돈을 가져다 드리기 전까지는 엄마 모르게 비밀로 할 생각입니다.

그런데 내가 새벽일찍 일어났다 들어오면 엄마가 아시지 않을까 걱정이 됩니다.

하지만 내일부터 신문을 돌릴 생각을 하니까 많이 기대가 됩니다.

 

저녁을 먹고 나는 일찍 잠을 자려고 자리에 누웠습니다. 내일 새벽에 일찍 일어나려면

일찍 자야할것 같았습니다. 그것도 모르고 은경이는 밤마실을 가자고 합니다.

 

        "싫어... 나 오늘 일찍 잘꺼야..."

         

        "아직 초저녁인데 벌써 자?"

         

        "귀찮게 하지마..."

         

        "에이... 이 게으름뱅이 같으니라구... 난 누렁이랑 놀러갔다 올꺼다"

 

누렁이가 컹컹 짖는 소리를 내면서 은경이와 밤마실을 갔습니다. 나도 가고싶었지만

새벽 일찍 일어나려면 일찍 자야 합니다.

 

일찍 잠을 자서 그런지 새벽에 두번이나 깼습니다. 시간에 늦지 않게 가려면 늦게 일어나면

안되기 때문에 밤새 자다깨다 했습니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살며시 옷을 입고 엄마가 주무시는것을 확인한 다음 문을 삐그덕

열고 신문보급소를 향해서 뛰었습니다. 입에서는 허연 입김이 숨을 쉴 때 마다 나왔습니다.

 

        "안녕하세요?"

 

보급소 안에는 어제 보았던 아저씨가 엄청나게 많은 신문을 나누고 계셨습니다.

몇명의 형들은 신문을 돌리기 위해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어서 오거라... 녀석... 진짜 왔네... 허허"

 

형들 모두 신기하다는 눈치로 저를 쳐다봅니다. 이중에서 내가 제일로 어린것 같습니다.

하지만 나두 형들만큼 신문배달 할 수 있습니다.

 

        "상원아... 너 얘좀 데리고 다니면서 교육좀 시켜라... 너 후임자다"

         

        "애개... 얘가요?"

 

한 빼빼마른 형이 나를 보고 머리를 툭툭 치면서 아저씨에게 물었습니다.

 

        "어린애니까 잘 알려줘... 알았지?"

         

        "네... 알았어요. 야! 가자..."

         

        "네......"

 

나는 상원이란 형과 함께 한뭉치의 신문을 들고 나왔습니다.

 

        "너 이름이 뭐니?"

         

        "민우요. 한민우. 국민학교 5학년이예요"

         

        "너 왜 신문 돌리려구 하는데?"

         

        "그냥요..."

         

        "그냥?"

 

상원이 형은 내 머리를 한대 툭 치더니 어서 따라오라고 합니다. 상원이 형이 앞장서서

뛰었습니다. 나는 숨이 찼지만 상원이 형을 끝까지 따라갔습니다.

상원이 형은 신문을 넣어야 하는 집이 어떤 집이고 특히 신문을 넣을 때 조심해야 하는

집은 어딘지 알려 주었습니다.

 

        "아마 대충 돌리는 집이 150집 정도는 될꺼야"

         

        "우와... 그렇게 많아요?"

         

        "그래도 한집이라도 빼먹으면 안되. 신문이 안들어온 집에선 당장 보급소로

        전화가 오거든... 그러면 소장님한테 엄청 혼나지..."

         

        "네......"

         

        "그리고 이집은 마당에 개가 있는데 신문을 잘못 던지면 개가 다 물어뜯거든.

        그래서 이 집은 신문을 이렇게 네모낳게 접어서 2층으로 던져 넣어야되. 잘봐"

 

상원이 형이 내 앞에서 신문을 접어 2층으로 정확하게 휙 전지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신기하게도 상원이 형이 던진 신문은 2층에 정확하게 떨어졌습니다.

 

        "우와... 형 되게 잘하네요?"

         

        "너두 이렇게 할려면 시간 좀 걸릴꺼야..."

 

같이 상원이 형이랑 뛰어다닌지 한시간 정도가 지난것 같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해는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상원이 형과 같이 지나다니다 나는 발걸음을 딱 멈췄습니다. 이번에 신문을 넣어야

하는 집은 바로 연수네 집이었기 때문입니다.

 

        "이집은 마당에 던져넣지 말고 대문에 보면 신문을 끼워넣을 수 있게 되어있거든?

        여기에 이렇게 꽂아 놓으면 되"

 

나는 연수네 집 앞에서 2층을 쳐다보았습니다. 연수방은 불이 꺼져있었습니다.

이제 매일같이 연수네 집을 찾아와야 된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새벽이긴 하지만

연수를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야, 뭐해... 빨리가야지... 늦었는데..."

         

        "알았어요..."

 

나는 연수네 집을 뒤로 하고 상원이 형과 계속 신문을 돌렸습니다. 그렇지만 고개를 돌려

계속 연수네 집을 쳐다보았습니다. 혹시 연수네 방 불이 켜질지도 모른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골목을 돌아갈때까지 연수 방 불은 켜지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내일부터 계속 연수네 집을 올 수 있다는것이 좋았습니다.

아무래도 신문 돌리기로 한것이 잘한것 같습니다.

 

계속

 



23 0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