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기동성당 게시판

구속으로부터의 벗어남,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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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영 [ppakeli] 쪽지 캡슐

2001-07-26 ㅣ No.3172

기억두 희미한 여러달 전, 실험실에서 필요한 용액을 만들다가 실수로 물을 뒤집어 쓴 일이 있었어요.

 

실험 가운 주머니에 넣어두었던 PCS에 물이 들어간 걸 모르고 있다가 나중에 전원이 꺼져있어서 알았죠.

 

뒤늦게나마 햇볕에 잘 말렸더니 다시 작동을 하더라구요.

 

 

 

 

 

 

 

 

일주일 전, PCS가 완전히 맛이 가서 송,수신이 전혀 안됐었어요.

 

큰 맘 먹구 A/S를 맡겼다가 어제 거금을 들여서 찾았죠.

 

이유를 알 수 없었는데 어제 알았어요. 물이 들어가서 부속품이 완전히 부식됐었대요.

 

한참 생각하고나서야 실험실 일이 떠올랐죠.

 

뭐, 덕분에 상태 안 좋았던 액정두 갈구, 충전기두 새로 받긴 했지만 돈이 좀 아깝긴 하더라구요.

 

 

 

 

 

 

 

 

 

 

 

근데 말이죠, 너무나 간만에 PCS라는 기계를 잠시나마 사용을 안 하니까 어찌나 좋던지...

 

없어서 불편할 것같았는데 의외로 마음이 편한 거 있죠.

 

무언가의 속박으로부터 잠시 떨어져있는 기분이란...

 

물론 급한 전화를 못 받은 것두 있구, 나 자신이 급할 때 난감했던 적두 있었지만 그래두 해방감같은 것이 느껴지더라구요.

 

어쩔 수 없이 다시 그 기계를 손에 들고 다니게 되었지만 하루라도 없으면 못 살 것 같았던 그 물건, 없어두 잘 살 수 있더라구요.

 

 

 

 

 

 

[소중한 순간에 잠시 꺼두라]는 얘기가 있죠?

 

하지만 소중하지 않은 순간에두 잠시 꺼두면 마음의 평화가 느껴지구, 뭔가 여유로움이 생긴다라고 느낀 제가 이상한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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