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을 사랑하는 이들의 작은터

... 연탄 한 장 ...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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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화 [kyh1224] 쪽지 캡슐

2000-12-19 ㅣ No.7785

... 연탄 한 장 ...

 

안도현

 

 

또 다른 말도 많고 많지만

삶이란

나 아닌 그 누구에게

기꺼이 연탄 한 장 되는 것

방구들 선들선들해지는 날부터 이듬해 봄까지

조선팔도 거리에서 제일 아름다운 것은

연탄차가 부릉부릉~~

힘쓰며 언덕길을 오르는 거라네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를 알고 있다는 듯이

연탄은 일단 제 몸에 불이 옮겨 붙었다 하면

하염없이 뜨거워지는 것

매일 따스한 밥과 국물 퍼먹으면서도 몰랐네

온 몸으로 사랑하고

한 덩이 재로 쓸쓸하게 남는 게 두려워

여태껏 나는 그 누구에게 연탄 한 장도 되지 못하였네

생가하면, 삶이란

나를 산산이 으깨는 일

눈내려 세상이 미끄러운 어느 이른 아침에

나 아닌 그 누가 마음 놓고 걸어갈

그 길을 만들 줄도 몰랐었네. 나는...

 

 

아직도 우리 주변엔 따스한 손길을 필요로 하는 이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년말이라 들떠있는 우리 자신을 되돌아 보면서 그들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하는 시간이 잠시나마 되었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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