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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일 위령의 날-마태오 5장 1-12절
“행복하여라,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 하늘나라가 그들의 것이다.”
<하루하루를 꽃밭으로 장식하십시오> - 양치기 신부님
요즘 한창 뜨고 있는 ‘인생수업’이란 책을 읽고 있습니다.
호스피스 운동의 선구자인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와
그녀의 제자 데이비드 케슬러는
죽음 직전의 사람들 수 백 명을 인터뷰했습니다.
죽음을 목전에 둔 사람들이 남긴 이야기들의 공통점은
하나같이 ‘살아있음을 가장 큰 축복으로 여겨라,
하루하루를 꽃밭으로 장식하라,
매일 매일을 충만한 기쁨으로 엮어가라’였습니다.
죽음을 앞둔 사람들이 가장 후회하는 것은
‘삶을 그렇게 심각하게 살지 말았어야 했다’는 것이라고 합니다.
우리 모두는 별의 순례자이며, 단 한 번의 즐거운 놀이를 위해
이곳에 왔음을 상기시킵니다. 우리의 눈이 찬란하지 않다면,
어떻게 이 아름다운 세상을 반영할 수 있겠냐면서 이렇게 외칩니다.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가십시오.”
“삶에서 가장 큰 상실은 죽음이 아닙니다.
가장 큰 상실은 우리가 살아 있는 동안
우리 안에서 어떤 것이 죽어버리는 것입니다.”
“삶의 마지막 순간에 간절히 원하게 될 것, 그것을 지금 하십시오.”
얼마나 열심히, 그리고 후회 없는 삶을 살았으면
자신에게 다가오던 죽음을 바라보던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는 은하수로 춤추러 갈 거예요.
그곳에서 노래하며 춤추며 놀거예요.”
2004년 8월, 78세의 나이로 별세한
저자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의 장례식 때의 일입니다.
두 자녀가 그녀의 관 앞에서 작은 상자를 열었습니다.
상자 안에서는 한 마리의 호랑나비가 날아올랐습니다.
동시에 조문객들이 미리 받은 종이봉투에서도
수많은 나비들이 일제히 날개를 펄럭이며
파란하늘로 날아올랐습니다.
오늘은 위령의 날입니다.
말마디 그대로 우리보다 앞서
이 세상을 떠난 영혼들을 위해 기도하고,
그 영혼들이 하느님 자비의 품안에 안착하게 되기를
간구하는 날입니다.
아울러 언젠가 우리의 몫이 될 죽음을 묵상하면서,
겸손하고 성실하게 이승의 삶을 살아가겠다고
다짐하는 날입니다.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의 생각대로
이승의 삶이 다가 아닙니다.
언젠가 우리의 육신이 소멸되는 그 순간,
우리의 영혼은 한 마리 어여쁜 나비처럼
영원한 하느님 자비의 품안으로 날아오르게 될 것입니다.
결국 우리가 그렇게 두려워하는 죽음은
다름 아닌 영원한 아버지의 집으로 건너가는
생명의 다리입니다. 그 순간은 우리의 인간적 나약함과
그로 인해 빚어졌던 그 숱한 과오들,
그 많은 죄악들이 주님 사랑 안에
말끔히 씻어지는 순간이 될 것입니다.
더 이상의 방황도, 더 이상의 고통도,
더 이상 눈물도 없게 되는 그 순간,
갖은 속박으로부터 훌훌 털고 일어선 우리는
꿈에 그리던 대 자유를 얻어,
영원한 아버지의 나라로 훨훨 날아가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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