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화동성당 게시판

나를 알아주지 않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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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laanr] 쪽지 캡슐

2000-04-04 ㅣ No.2178

나를 알아주지 않을 때

 

주님,저는 이웃으로부터 대접을 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아무도 저를 알아주지 않아 슬프다 못해 분노가 일기도 합니다.

주님,저를 진실로 고독하게 하소서. 아무도 보아주지 않는 깊은

산 속에서 홀로 향기를 풍기는 작은 풀꽃 하나를 떠올리게 하시고,

아무도 닿지 못하는 멀고 먼 바다 속에서 호젓이 흔들리는 산호초

한 가지를 떠올리게 하시며, 그 누구도 보아주지 않는 들판에서 홀로

아득히 연을 올리는 아이 하나를 생각하게 하소서.

주님,제가 남들로부터 무턱대고 대접을 받으려는 일은, 다만 자신을

거짓으로 떠받치려는 비참한 장난임을 깨닫게 하소서.

저를 알아주지 않는 사람에게도 평온한 얼굴빛으로 미소하게 하시고,

이제부터는 제가 깊은 곳에서 그윽이, 멀리 숨어서 호젓이, 홀로 깨어서

상쾌히 살아가게 하소서.

하느님 안에서 진실로 고독한 사람만이 진실로 행복한 사람이 되는

것임을 뜨거이 채험하게 하소서.

아멘

               

                                                      -’기도가 그리운 날에는’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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