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음동성당 게시판

* 믿음(8/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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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국길 [fcan] 쪽지 캡슐

2004-08-07 ㅣ No.3500


'이웃과 함께' 의 방문을 환영!

연중 제 18 주간 토요일 (2004-08-07)

독서 : 하바 1,12 - 2,4 복음 : 마태 17,14 - 20


* 믿음 *

그때에 한 사람이 예수께 와서 무릎을 꿇고 “주님, 제 아들이 간질병으로 몹시 시달리고 있으니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그 아이는 가끔 불속에 뛰어들기도 하고 물속에 빠지기도 합니다. 그래서 주님의 제자들에게 데려가 보았지만 그들은 고치지 못했습니다” 하고 말씀드렸다. 예수께서는 “아, 이 세대가 왜 이다지도 믿으려 하지 않고 비뚤어졌을까? 내가 언제까지나 너희와 함께 살며 이 성화를 받아야 한단 말이냐? 그 아이를 나에게 데려오너라” 하시고는 마귀에게 호령하시자 마귀는 나가고 아이는 곧 나았다. 사람들이 없을 때에 제자들이 예수께 와서 “저희는 왜 마귀를 쫓아내지 못하였습니까?” 하고 물었다. 예수께서 이렇게 대답하셨다. “너희의 믿음이 약한 탓이다. 나는 분명히 말한다. 너희에게 겨자씨 한 알만한 믿음이라도 있다면 이 산더러 ‘여기서 저기로 옮겨져라’ 해도 그대로 될 것이다. 너희가 못할 일은 하나도 없을 것이다.”
(마태 17,14­ - 20)

◆오늘은 마음에 대해 여러모로 생각을 하면서 「마음을 과학한다」라는 책을 읽기 시작했다. 사실 ‘마음을 과학한다’는 것은 문법적으로 맞지 않는 말이다. 마음을 과학적으로 측정할 수 있다는 말인가? 마음을 현미경이나 망원경으로 보았다는 사람은 없다. 마음은 추상적이고, 그것 자체로는 측정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마음이 있다는 것을 누구나 알고 있다. 그렇다면 마음이란 무엇일까?
이 책은 뇌와 의식, 유년기에서 열반에 이르기까지 나타나는 다양한 의식상태, 양자물리학과 의식, 심신의학, 다중인격 등 몸과 마음의 상호관계에 대해 다양한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인간이란 육체 에너지, 기 에너지, 의식 에너지 그리고 영성 에너지를 아우르는 통합적 존재라고 한다. 우리의 뇌는 라디오처럼 물리적인 송수신기에 지나지 않으며 세상에는 다양한 에너지로 구성된 수많은 층이 존재하는데, 이 층들은 각각 라디오 주파수대와 유사한 고유한 주파수를 가지고 있다. 곧 비슷한 주파수대의 사람들은 마음만으로도 통신이 가능하다고 한다. 영혼의 주소가 비슷한 사람들은 말 없이도 서로를 알아본다지 않는가.
끊임없이 생멸(生滅)을 거듭하는 세포를 봐도 어제의 내 몸은 오늘의 내 몸이 아니다. 마음이 실체가 아니라 작용이라고 한다면 마음의 실상도 그것과 비슷한 게 아닐까? 사람이 하루에 6만 가지나 생각을 한다고 하니, 도대체 독립적이고 고정된 ‘나’는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주체인 ‘절대적인 나’는 없으며, 관계 속에서 상응하는 ‘상대적인 나’만 존재하며 모든 것은 마음이 만들어 낸 것이며(一切唯心造), 남을 이롭게 하는 것이 결국은 나를 이롭게 하는 것이라고 2500년 전 붓다가 갈파한 그 사실을 이제야 과학은 이렇게 말하고 있다. “만물은 같은 질료로 구성되어 있으며, 우리는 다른 겉모습을 한 동일한 존재일지도 모른다.” 예수님은 멀리 있지 않다는 것을 실감한 날이다.

송화숙(미국 LA 거주)




- 그림자 - 

그림자는 
또 하나의 나
신의 가죽옷을
못 입은 죄의 껍질
인간의 발꿈치를 물어
죽음을 부른다.
나의 그림자는 
일생을 유혹으로
서성거릴 뿐
뜨거운 포옹조차 거부한다.
온종일
발목을 미행하다
밤이면
내 살을 간음해 늙게 한다
내 운명이 
최후의 시간을 알릴 때
가장 다정하게
내 볼을 맞대고 눕는다.
나의 그림자는
나로 태어나
어둠을 살다
어둠으로 사라지는
내게는 가장 긴 침묵이다.
           용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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