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마음에 대해 여러모로 생각을 하면서 「마음을 과학한다」라는 책을 읽기 시작했다. 사실 ‘마음을 과학한다’는 것은 문법적으로 맞지 않는 말이다. 마음을 과학적으로 측정할 수 있다는 말인가? 마음을 현미경이나 망원경으로 보았다는 사람은 없다. 마음은 추상적이고, 그것 자체로는 측정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마음이 있다는 것을 누구나 알고 있다. 그렇다면 마음이란 무엇일까? 이 책은 뇌와 의식, 유년기에서 열반에 이르기까지 나타나는 다양한 의식상태, 양자물리학과 의식, 심신의학, 다중인격 등 몸과 마음의 상호관계에 대해 다양한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인간이란 육체 에너지, 기 에너지, 의식 에너지 그리고 영성 에너지를 아우르는 통합적 존재라고 한다. 우리의 뇌는 라디오처럼 물리적인 송수신기에 지나지 않으며 세상에는 다양한 에너지로 구성된 수많은 층이 존재하는데, 이 층들은 각각 라디오 주파수대와 유사한 고유한 주파수를 가지고 있다. 곧 비슷한 주파수대의 사람들은 마음만으로도 통신이 가능하다고 한다. 영혼의 주소가 비슷한 사람들은 말 없이도 서로를 알아본다지 않는가. 끊임없이 생멸(生滅)을 거듭하는 세포를 봐도 어제의 내 몸은 오늘의 내 몸이 아니다. 마음이 실체가 아니라 작용이라고 한다면 마음의 실상도 그것과 비슷한 게 아닐까? 사람이 하루에 6만 가지나 생각을 한다고 하니, 도대체 독립적이고 고정된 ‘나’는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주체인 ‘절대적인 나’는 없으며, 관계 속에서 상응하는 ‘상대적인 나’만 존재하며 모든 것은 마음이 만들어 낸 것이며(一切唯心造), 남을 이롭게 하는 것이 결국은 나를 이롭게 하는 것이라고 2500년 전 붓다가 갈파한 그 사실을 이제야 과학은 이렇게 말하고 있다. “만물은 같은 질료로 구성되어 있으며, 우리는 다른 겉모습을 한 동일한 존재일지도 모른다.” 예수님은 멀리 있지 않다는 것을 실감한 날이다.
송화숙(미국 LA 거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