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음동성당 게시판

* 종과 주인의 입장 차이(8/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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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국길 [fcan] 쪽지 캡슐

2004-08-09 ㅣ No.3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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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 19 월요일 (2004-08-09)

독서 : 예제 1,2 - 5. 24 - 28ㄷ 복음 : 마태 17,22 - 27


* 종과 주인의 입장 차이 *

제자들이 갈릴래아에 모여 있을 때에 예수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다. “사람의 아들은 멀지 않아 사람들에게 잡혀 그들의 손에 죽었다가 사흘 만에 다시 살아날 것이다.” 이 말씀을 듣고 제자들은 매우 슬퍼하였다. 그들이 가파르나움에 이르렀을 때에 성전세를 받으러 다니는 사람들이 베드로에게 와서 “당신네 선생님은 성전세를 바칩니까?” 하고 물었다. “예, 바치십니다.” 베드로가 이렇게 대답하고 집에 들어갔더니 예수께서 먼저 “시몬아,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세상 임금들이 관세나 인두세를 누구한테서 받아내느냐? 자기 자녀들한테서 받느냐? 남한테서 받느냐?” 하고 물으셨다.“남한테서 받아냅니다” 하고 베드로가 대답하자 예수께서 다시 이렇게 말씀하셨다. “그렇다면 자녀들은 세금을 물지 않아도 되지 않겠느냐? 그러나 우리가 그들의 비위를 건드릴 것은 없으니 이렇게 하여라. 바다에 가서 낚시를 던져 맨 먼저 낚인 고기를 잡아 입을 열어보아라. 그 속에 한 스타테르짜리 은전이 들어 있을 터이니 그것을 꺼내어 내 몫과 네 몫으로 갖다 내어라.”
(마태 17,22­ - 27)

◆굉장한 모순 속에 살고 있음을 실감한다. 성서를 이렇듯 내 중심적으로 읽을 수 있을까 싶다. 난 지금까지 어떤 식으로 성서를 읽고 묵상하고 이해하는지 별로 고민해 보지 않았다.
주인의 입장에서 보면 종에게 요구하는 것들이 전부 다 옳다. 주인은 종의 입장이 되어야 할 이유가 없다. 종은 주인이 원하는 것을 해주면 된다. 그것이 종과 주인의 관계이다. 종의 마음이나 처지야 가끔씩만 알아주면 된다. 그래도 종은 아마 감지덕지일 것이다. 내가 주인일 때 주인의 입장으로 오늘 복음을 보면 모든 게 구구절절 다 옳다. ‘암, 그래야지.’
그런데 종의 입장에서 보면 주인이 너무 팍팍하다. 도무지 요령을 부릴 수 없게 하니 두려운 존재일 뿐이다. 이 주인은 자기가 원하는 대로 하지 않으면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르게 할 것만 같다.
그런데 어찌하나. 누가 강제로 시킨 적도 없는데 자진해서 주님을 모시겠다고 나섰다. 물리면 되지 않겠느냐고? 그게 문제다. 종이 억울해하는 것은 주인이 종의 마음을 몰라줘서가 아니다. 종이 주인처럼 살겠다는 것인데 이루어지지 않아서 그런 것이다. 주인이 무엇을 원하는지 가끔씩밖에 생각하지 않는데 주인이 좋다. 혹사시키는 것도 아니다. 그래서 가끔 제가 주인인 줄 안다. 그래서 주인인 양 자기가 하자는 대로 주인이 해주지 않는다고 투덜거린다.
내가 주인이라면 어림도 없다. 당장 내쫓아 버린다. 입장이 바뀌고 보니 내가 주인인지 종인지, 주인이 되고 싶은 건지, 주인은 뭘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종은 종대로, 주인은 주인대로 입장 정리가 필요하다.



- 우리의 삶은 하나의 약속이다 -
 우리들의 삶은 하나의 약속이다.
장난기어린 꼬마아이들의
새끼손가락을 거는 놀음이 아니라
진실이라는 다리를 만들고 싶은 것이다.

설혹 아픔일지라도
멀리 바라보고만 있어야 할지라도
작은 풀에도 꽃은 피고 강물은 흘러야만 하듯
지켜야 하는 것이다.

잊혀진 약속들을 떠올리면서
이름 없는 들꽃으로 남아도
나무들이 제자리를 스스로 떠나지 못함이
하나의 약속이듯이

만남 속에 이루어지는 마음의 고리들을
우리는 사랑이란 이름으로 지켜야 한다.
서로를 배신해야 할 절망이 올지라도
지켜주는 여유를 가질 수 있다면
하늘 아래 행복한 사람은 바로 당신이어야 한다.

삶은 수많은 고리로 이어지고
때론 슬픔이 전율로 다가올지라도
몹쓸 자식도 안아야 하는 어미의 운명처럼
지켜줄 줄 아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봄이면 푸른 하늘 아래
음악처럼 피어나는 꽃과 같이
우리들이 진실한 삶은 하나의 약속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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