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음동성당 게시판

* 영혼이 사랑을 이루다(8/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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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국길 [fcan] 쪽지 캡슐

2004-08-13 ㅣ No.3515

연주 제 19 주간 금요일 (2004-08-13)

독서 : 에제 16,1 - 15. 60. 63 또는 16,59 - 63 복음 : 마태 19,3 - 12

* 영혼이 되어 사랑을 이루다 *

그때에 바리사이파 사람들이 와서 예수의 속을 떠보려고 “무엇이든지 이유가 닿기만 하면 남편이 아내를 버려도 좋습니까?” 하고 물었다. 그러자 예수께서는 “처음부터 창조주께서 사람을 남자와 여자로 만드셨다는 것과 또 ‘그러므로 남자는 부모를 떠나 제 아내와 합하여 한 몸을 이루리라’고 하신 말씀을 아직 읽어보지 못하였느냐? 따라서 그들은 이제 둘이 아니라 한 몸이다. 그러니 하느님께서 짝지어 주신 것을 사람이 갈라놓아서는 안 된다” 하고 대답하셨다. 그들은 다시 “모세는 ‘아내를 버리려 할 때에는 이혼장을 써주라’고 했으니 그것은 무슨 까닭입니까?” 하고 물었다. 예수께서는 “모세는 너희의 마음이 굳을 대로 굳어져서 아내와 이혼을 해도 좋다고 하였지만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다. 나는 이렇게 말한다. 음행한 까닭 외에 아내를 버리고 다른 여자와 결혼하면 간음하는 것이다” 하고 대답하셨다.
제자들이 이 말씀을 듣고 예수께 “남편과 아내의 관계가 그런 것이라면 차라리 결혼하지 않는 것이 좋겠습니다” 하였더니 예수께서 이렇게 대답하셨다. “그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다만 하느님께서 허락하신 사람만이 할 수 있다. 처음부터 결혼하지 못할 몸으로 태어난 사람도 있고 사람의 손으로 그렇게 된 사람도 있고 또 하늘나라를 위하여 스스로 결혼하지 않는 사람도 있다. 이 말을 받아들일 만한 사람은 받아들여라.”
(마태 19,3­ - 12)

삼국유사」의 기이편에 나오는 `도화녀 비형랑`의 이야기다. 신라 제25대 진지왕 때 경주 사량부에 참으로 예쁜 여자가 살았다. 복사꽃 피어나 겨우내 얼었던 잿빛 대지를 봄빛으로 물들이듯 뭇사람 가운데 홀로 피어나고 이 산과 저 들의 온갖 짐승들을 취하게 할 만큼 향내 그윽해 이름조차 복사꽃 아씨(桃花娘)였다.
복사꽃 아씨, 그 얼굴이 얼마나 눈부셨던지 진지왕은 며칠 동안 상사병을 앓다 도화랑을 궁중으로 불러들여 궁중의 온갖 향락으로 유혹하기도 하고 윽박지르는데도 복사꽃 아씨는 “천자의 위엄으로도 내 지조를 빼앗을 수 없을 것입니다”라고 답한다. 황망해진 왕이 죽이겠노라고 협박을 해도 남편 있는 여자가 어찌 다른 남정네를 섬기겠느냐며 단호히 거절한다.
오로지 복사꽃 아씨만을 그리다 왕은 죽고 어언 3년이 지나 아씨 남편도 저 세상으로 떠났다. 장사한 지 열흘이 지나 아씨 방에 그 왕이 옛 모습 그대로 도화랑을 유혹하기 위하여 황금관에 황금 목걸이에 황금 신발,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금빛 찬란하게 치장하고 나타나 사랑을 애원하였다. 오로지 한 여인의 사랑만을 애걸하는 사람으로 진지왕은 거기 그렇게 서 있었다. 죽음으로 사랑을 이룬 진지왕은 홀연히 사라지고 아씨 몸에는 이내 사랑의 씨앗이 자라 사내아이를 낳았는데 그날 복숭아나무에 벼락이 치고 천둥이 울리듯 그렇게 하늘과 땅이 진동한 끝에 비형(鼻荊)이란 아이가 태어났다. 비형은 귀신도 부리는 신묘한 재주가 있어 해마다 홍수로 사람들이 죽는 것을 안타깝게 여겨 신원사 북쪽 개천에 다리를 놓기도 하고 국정도 살피고 나쁜 귀신도 물리치면서 큰아버지의 아들 진평왕을 돕고 노래를 부르며 그렇게 이승과 저승을 넘어 사촌과 신라 사람들을 도왔다고 한다. 이때부터 비형의 얼굴을 문에 붙여서 귀신을 쫓는 풍속이 전해졌다.

백민호(서울대교구 잠원동 천주교회)

 

 
거센 파도로 살고 싶다 

내 가슴에
뜨거운 피가 흐른다.
살아 있는 사자의 심장을
창으로 찔러 솟구치는
피의 몸부림처럼
젊은 영혼에 갈등이 휘몰아쳐 온다.
둘러보아라 둘러보아라
세상이 무엇을 주던가
언제나 그대로가 아닌가
우리가 아우성쳐도
우리가 발버둥쳐도
시간이 흐르고 나면 모두가 잊고 만다.
내 가슴에 뜨겁게 흐르는 피의 열정으로
오늘을 살겠다.
한바탕 춤사위로
솟구쳤다 몰아쳐오는 바람처럼
거센 폭풍우처럼
한동안만이라도
뜨거운 열정으로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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