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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맨의 주기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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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형진 [forhyunny] 쪽지 캡슐

2000-05-29 ㅣ No.1555

증권가 ’투자실패 블랙유머’

 

 

 

 최근 증권시장이 무너지면서 서울 여의도 증권가에는 `투자 실패 블랙 유머’가 떠돌아 다니고 있다. 블랙 유머에는 개미 투자자들의 원성이 가득하다.

 

 

 

 

 

◇`주(株)기도문’ 편.

 

 

 

`거래소에 계신 우리 아버지

 

 

 

내 주식의 이름을 거룩하게 하옵시며

 

 

 

내 주식의 나라가 오게 하시며

 

 

 

당신 주식가격이 하늘 꼭대기로 오르 듯

 

 

 

땅에서도 이루어지게 하소서

 

 

 

오늘 우리에게 대박 날 주식을 주시옵고

 

 

 

우리의 상투잡기를 우리가 용서하였사오니

 

 

 

반토막의 죄를 사하여 주시고

 

 

 

우리를 미수와 신용의 유혹에 들지 말게 하시고

 

 

 

또한 작전의 악에서도 건져 주소서

 

 

 

장내와 코스닥과 장외의 영광이 영원히

 

 

 

당신의 것이옵니다

 

 

 

아~맨(아~맨:`아! 맨땅에 헤딩하지 말게 하옵소서’의 준말)

 

 

 

 

 

 

 

◇`장(場)의 침묵’ 편.

 

 

 

`하한가 쳤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주식이 하한가 쳤습니다.

 

 

 

종목 시황판을 깨치고 깡통계좌를 향하여 난 막다른 길을 걸어서

 

 

 

시초가부터 쳤습니다.

 

 

 

강력추천의 굳고 빛나던 옛 맹서는 차디찬 티끌이 되어

 

 

 

매수없는 하한가로 날아갔습니다.

 

 

 

날카로운 첫 추억의 매매는 나의 운명의 지침을 돌려놓고

 

 

 

뒷걸음쳐서 사라졌습니다.

 

 

 

나는 향기로운 추천주에 귀먹고 코스닥의 대박주에 눈멀었습니다.

 

 

 

주식도 사람의 일이라 매수할 때 미리 하한가를 염려하고 경계하지 아니한 것은 아니지만,

 

 

 

하한가는 뜻밖의 일이 되고 놀란 가슴은 새로운 슬픔에 터집니다.

 

 

 

그러나 반토막을 쓸데없는 눈물의 원천을 만들고 마는 것은 스스로 작전임을 깨치는 줄 아는 까닭에,

 

 

 

걷잡을 수 없는 대출금을 옮겨서 새 희망의 증권계좌에

 

 

 

들이 부었습니다.

 

 

 

우리는 매매할 때 하한가 칠 것을 염려하는 것과 같이

 

 

 

다시한번 상한가 잡을 것을 믿습니다.

 

 

 

아아 하한가 쳤지만 마누라한테는 알리지 않았습니다.

 

 

 

제 곡조를 못이기는 코스닥 지수는 폭락장세를 휩싸고 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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