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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맞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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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옥 [celapina] 쪽지 캡슐

2003-02-20 ㅣ No.3137

어깨를 움츠리던 겨울이 어느새 문턱을 지나서 저만큼이나 뒷걸음질 하고 있습니다.

왠지 이제는 창문을 활짝 열어도 기분 좋은 바람이 코끝에 닿을것만 같습니다.

시간은 어김없이 흘러서 우리를 겨울속에서 이끌어,

봄의 마당으로 이끌고 있음을 느낍니다.

따뜻한 봄이 되면 많은 것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겁니다.

이제 막 유치원에 들어가는 젖비린내 풀풀나는 꼬마도 형아인양 으쓱대며 유치원에 갈것이며,

어색하지만 의젓해 보이려고 헛기침을 해대는 8살짜리들은 초등학교에 갈겁니다.

이젠 어린이가 아니라고 자신만만 해 보이려는  중학생도 있을것이며,

괜히 머리한번 얼굴한번 더 만져보며 거울을 보게 될 고등학생도 있을것이고,

이젠 내 맘대로 머든 할 수 있을것처럼 티를 팍팍 내는 대학생들도,

모두 봄이 되면 " 준~비~~ 땅!!" 하고 열심히 달려 나갈것입니다.

봄은 우리에게 새로운 시작을 의미하고 희망을 주는 계절임에 틀림없습니다.

우리의 옛풍습에도 입춘이 되면 " 立春大吉"이라고 큼지막하게 써서 대문에 붙히곤 했습니다.

우리는 지금 새롭게 희망을 가지고 기다리는 것이 많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봄이 되면 우리 초등부 신앙학교 꼬맹이들의 만남을 첫번째로 기다리고 있고, 두번째는 마음속에 무거웠던 여러 일들이 기분좋은 이야기들로 다가 오기를 기다리며, 세번째는 앞으로 새롭게 만나게 될 많은 사람들을 기다립니다.

어제는 너무나 가슴아픈 사고소식이 온나라를 뒤 흔들었습니다.

얼마가 지나야 이 아픈 이야기가 묻혀질지 모를 만큼 가슴아픈이들의 통곡소리와

눈물들이 이땅을 적실지 모르겠습니다.

그러고 보면 사람이 살고 죽음은 정말 한순간이라는 말이 가슴에 닿습니다.

아침에 집을 나설때 내가 영영 집으로 다신 돌아가지 못하리라 생각하고, 집을 나선 사람이 있었겠습니까...

살아 있는 사람들의 몫.....

그것은 결국 " 희망"을 져버리지 않고 사는 삶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낼모레면 다가 올 봄처럼 좋은 일만 가득하기를 기대하면서 우리들 가슴속에 " 희망" 을 꼭 꼭 간직하며

봄맞이를 했으면 좋겠습니다...

 

 

                                        세라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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