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아동(구 미아3동)성당 게시판

[月魚]우리집의 발렌타인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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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성환 [moonfish] 쪽지 캡슐

2000-02-15 ㅣ No.984

어제는 할일이 없는지라... 집에 일찍 들어깄습니다.

불쌍한 내신세...

내 친구 동생이 허파에 바람이 들어가서 병원에 들렀다.. 집에 와서 허준 이나 봐야지..하는 생각에 집에 가보니 어머니 아버지께서 집에 계셨습니다.

어머니는 부억에서 무언갈 만들고 계셨고 아버지는 친목회에서 약주를 드신지라..

집에서 주무시고 계셨습니다.

이윽고 어머니는 부억에서 무언갈 다만드셨는지...그걸 안방으로 가지고 오셨습니다.

어머니는 아버지를 단 잠에서 깨우시고, 아버지는 그것이 짜증이 나시는지 얼굴을 찌뿌리고 계셨습니다.

어머니는 난생 처음으로 발렌타인데이라는걸 아버지께 챙겨 주셨습니다.

그리고 난생 처음 발렌타인데이에 초콜릿을 받으신 우리 아버지는 어리둥절하셔서 어쩌실줄을 모르고 계셨습니다.

어머니께서 뭐해요?? 안드실꺼에요?? 하시자 곧 아버지는 멋적게 초콜릿 하나를 드시며 무척이나 기뻐하셨습니다.

아버지께서는 초콜릿을 맛있게 드신다음 성환아 넌 얼마나 받았니?? 라고 물어보셨습니다.

쓰읍~~~~ 전... 헤헤...아빠꺼 먹어도 돼죠?? 하자 불쌍한녀석 그렇게 돌아다니고 여자들 만나러다니면서 이런날에 이 흔한것 하나 못받냐? 너도 인생 헛살았다..

하시더군요...

오늘 아침 큰방에 들어가서보니.. 그많은 초콜릿은 껍질 밖에 남아있지 않았습니다. 아버지는 초콜릿을 좋아하시지도않는대말입니다.

아버지는 어제 평생드실 초콜릿을 다 드신것 같으십니다.

그리고 어제밤은 아버지꺼서 유난히 화장실을 많이 가시더군요..

어제 아버지의 한마디가 생각이 납니다...

얼굴은 술이 취하셔서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에서인지 붉어지셔서 하신한마디..

당신...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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