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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엘상 26장 1절-31장 13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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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숙 [sjs88] 쪽지 캡슐

2002-11-19 ㅣ No.241

다윗이 사울을 다시 살려 주다

 

 26 지브 사람들이 기브아로 사울을 찾아 가 아뢰었다.  "다윗이 여시몬 맞은편 하길라 언덕에 숨어 있는 것이 확실합니다."   사울은 곧 이스라엘 정병 삼천을 거느리고 다윗을 찾아 지브 광야로 내려 갔다. 사울은 여시몬 맞은편 하길라 언덕 길가에 진을 쳤다. 다윗은 그 곳 광야에 머물러 있다가 사울이 자기를 찾아 광야로 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다윗은 정찰대를 파견하여 사울이 맞은편에 와 있는 것을 알아내고 사울이 진을 치고 있는 곳으로 가보니 사울이 넬의 아들 아브넬 사령관과 함께 누워 있었다. 사울은 전군이 둘러 진치고 있는 원형 진지 한가운데서 지고 있었던 것이다.

   다윗은 헷 사람 아히멜렉과 스루야의 아들 요압의 형제인 아비새에게 누가 자기와 함께 사울의 진으로 내려 가겠느냐고 물었다.   "제가 내려 가겠읍니다."하고 아비새가 나섰다.  다윗은 그를 데리고 밤을 타서 적진으로 들어 갔다. 그 곳에 이르러 그는 사울이 그 원형진지 안에서 머리맡에 창을 꽂아 놓고 잠들어 있는 것을 보았다. 아브넬이 거느린 군대도 사울을 둘러 싸고 누워 자고 있었다. 이것을 보고 아비새가 다윗에게 말하였다.   "하느님께서는 오늘 이 원수를 장군님 손에 붙이셨으니 여기 이 창으로 그를 단번에 땅에 박아 놓겠읍니다. 두번 찌를 것도 없읍니다."  다윗이 아비새를 타일렀다.  "그렇게 해치워서는 안된다. 누가 감히 야훼께서 기름부어 세우신 어른에게 손을 대고 죄를 받지 않겠느냐?"  다윗은 다시 말을 이었다.  "사울은 어차피 야훼께 얻어 맞을 분이다. 때가 되어서 죽든지 싸움터에 내겨가 최후를 마치든지 할 분이다. 내가 야훼께서 기름부어 세우신 어른에게 손을 댔다가는 야훼0께 벌을 받으리라. 그러니 그의 머리맡에 있는 창과 물병만 가지고 가자."  다윗은 사울의 머리맡에서 창과 물병을 가지고 빠져 나왔다. 야훼께서 그들을 모두 깊이 잠들게 하셨으므로 다윗응 본 사람도, 눈치챈 사람도 없었다.

   다윗은 건너편으로 건너 가 멀리 산꼭대기에 서서 적군을 향하여 넬의 아들 아브넬에게 소리쳤다.   "아브넬아, 내 말이 들리지 않느냐?"  아브넬이  "왕께서 계신 데다 대고 소리치는 자가 누구냐?" 하며 대꾸하자 다윗이 호통을 쳤다.   "너는 사내 대당부가 아니냐?  이스라엘에 너같은 사내 대장부가 또 어디 있느냐? 그런데 이 쪽에서 군인 하나가 네 상전인 왕을 해하려고 들어 갔는데도 네 상전인 왕을 지키지 못하다니 네가 어찌 이럴 수 있느냐? 너희는 야훼께서 기름부어 세우신 상전을 지키지 못했으니 너야말로 죽어 마땅한 놈이다. 왕의 머리맡에 있던 창과 물병이 어디 갔는지 당장 찾아 보아라."

   사울이 다윗의 목소리를 알아 보고 물었다.   "내 아들 다윗아, 이것이 네 목소리가 아니냐?"  다윗은   "그렇습니다.임금님" 하면서 말하였다.  "임금님께서 소자를 추적하시다니 웬일이십니까? 제가  무슨 짓을 했단 말입니까? 무슨 흉계라도 꾸몄다는 말씀입니까?  임금님께서는 이제 소리자가 아뢰는 말씀을 들어 주십시오. 만일 소자가 임금님의 손에 죽는 것이 야휑,; 뜻이라면 저는 기꺼이 제물이 되겠읍니다.  그러나 만일 이것이 사람의 생각이라면 그들이 야훼께 저주를 받을 것입니다. 그들은 지금 야훼께서 주신 이 땅에서 나를 쫓아 내려느 것입니다. 가서 다른 신이나 섬기라고 하는 것입니다. 이제 야훼 앞을 벗어난 이 땅에 제 피를 흘려야만 되겠읍니까? 이스라엘 왕께서 산으로 꿩을 잡으로 나서듯이 벼룩 한 마리를 찾아 나서신 것입니까?"  그러자  사울은   "내가 잘못했다. 내 아들 다윗아, 돌아 오너라. 네가 오늘 내 목숨을 그렇게 소중하게 보아 주었는데, 내가 어찌 다시 너를 해치겠느냐? 내가 미치지 않고서야 이렇게 엄청난 잘못을 저지를 수 있겠느냐?"  하면서 사과하였다.  다윗이 대답하였다.   "여기 임금님의 창이 있읍니다. 부하 하나를 보내시어 가져가십시오. 야훼께서는 누구든지 참되게 살기만 하면 그대로 갚아 주시는 분이십니다.  오늘 야훼께서 이므금님을 제 손에 붙이셨지만 저는 손을 댈 마음이 없었읍니다. 임금님은 야훼께서 기름부어 세우신 분이 아니십니까? 이렇게 제가 임금님의 목숨을 귀중하게 보아 드렸으니, 야훼께서도 제 목숨을 귀하게 여기시어 온갖 재난에서 구해 주실 것입니다."  사울이 다윗에게 말하였다.  "내 아들 다윗아, 너야말로 훌륭하구나.  네가 하려고 하면 무슨 일인들 못하겠느냐?"  다윗은 자기의 갈길을 가고 사울은 궁으로 돌아 갔다.

 

 

다윗이 불레셋으로 망명하다

 

 27 다윗은 속으로 생각하였다.   "나는 언제고 사울의 손에  죽을 것이다. 그러니 불레셋 땅을 망명하는 것이 상책이겠다. 사울은 나를  이스라엘 안에서만 찾다가 결국 단념하고 말겠지. 그러면 나는 그 손에서 벗어나게 될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고 다윗은 생사를 같이 하던 부하 육백 명을 거느리고 길을 떠나 갓으로 가소 마옥의 아들 아기스왕에게 몸을 의탁하였다.  다윗 일행은 각자 가족을 동반하고 갓으로 가서 아기스에게 몸붙여 살게 되었다. 다윗이 거느리고 간 두 아내는 이즈르엘 여자 아히노암과 나발의 아내였던 가르멜 여자 아비가일이었다. 사울은 다윗이 갓으로 망명했다는 말을 듣고 다시는 찾아 나서지 않았다.

    다윗이 아기스에게 청하였다.   "소인에게 은혜를 베풀어 소인이 가서 살 지방 도시 하나를 내어 주십시오. 소인이  어찌 왕도에 감히 함께 머물러 있겠읍니까?"  아기스는 그 날로 시글락을 다윗에게 맡겼다. 그리하여 시글락이 이날까지 유다 왕실에 속하게 된것이다. 다윗은 그 불레셋 지방에서 일 년 사 개월 동안 살았다.

   다윗은 부하들을 거느리고 그술족과 그르스족과 아말렉족이 있는 곳으로 올라 가 그들을 털곤 하였다. 그들은 옛날부터 수르와 에집트로 가는 길목의 지방에 살고 있었다. 다윗이 그 지방으르로 쳐들어 가 남녀를 가리지 않고 죽이고 나서 양과 소아 나귀와 난타와 옷가지들을 약탈하여 돌아 오자 아기스가  "오늘 누루를 털어가지고 오는 기이오?"  하고 물었다.  "유다 남부와 여라므엘죽이 사는 지방 남부, 켄족이 사는 지방 남부를 털어 왔읍니다."  하고 다윗은 대답하였다.  다윗이 남녀를 하나도 갓으로 끌어 오지 않고 모두 죽인 것은 자기가 한 일을 고해 바치지 못하게 하려는 것이었다. 다윗은 불레셋 지방에 머물러 있는 동안 줄곧 이렇게 해왔다. 아기스는 그런 줄도 모르고   "다윗이 제 동족 이스라엘에게서 미움을 사고는 이제 아주 내 종이 되었구나"하며 다윗을 철서같이 믿게 되었다.

 

 

사우리 엔도르에 있는 무당을 찾아 가다

 

 28 불레세군이 이스라엘을 치려고 동원령을 내린 때였다. 아기스가 다윗에게 일렀다.  "그대는 부하를 거느리고 우리 대열에 끼어 같이 출전하게 될 터이니 그리 아시오."  다윗이   "알았읍니다. 분부만 내리시면, 나는 장군을 나의 종신호위대장으로 삼겠소."하였다.

   사무엘은 이미 죽어 이스라엘 온 국민의 애도 속에 고향 라마에 묻혔다. 한편 사울은 혼백을 불러내는 무당과 박수를 나라에서 몰아내었다.

   불레셋군이 수넴에 집결하여 진을 치자 사울도 이스라엘 전군을 길보아 집결시켜 진을 치기는 했지만 불레세 진영을 본 사울은 몹시 겁에 질렸다. 그래서 사울은 야훼께 어떻게 하면 좋겠는가 여쭈어 보았다. 그러나 야훼께서는 꿈으로도, 우림으로도, 예언지로도 대답해 주지 않으셨다. 그리하여 사울은 신하들에게   "혼백을 불러내는 무당을 찾아 보아라. 내가 가서 물어 봐야겠다" 하고 영을 내렸다. 신하들이   "엔도르에 혼백을 불러내는 무당이 있읍니다" 하고 아뢰자 사울은 남이 알아 보지 못하게 옷을 갈아 입고는 두 신하를 데리고 밤에 그 여자를 찾아 가서  "내가 말하는 혼백을 불러내어 내 운수를 보아 다오" 하고 청하였다. 그 여자가 사울에게  ’당신은 혼백을 불러내는 무당과 박수가 이 땅에서 왕명으로 근절된 것을 모르십니까? 그런데 생사람을 잡으려고 이 목에 올가미를 씌우시는 겁니까?" 하고 대답하자 사울은 야훼 앞에서 맹세하였다.   "내가 살아 계신 야훼 앞에서 맹세한다. 이 일로 자네에게 되가 돌아 가는 일은 결코 없으리라."  그러자 여인이 물었다.   "누구를 불러 드릴까요?"  그가 대답하였다.   "사무엘을 불러다오."    그 여자는 사무엘이 나타난 것을 보고 놀라 소리치며 사울에게 물었다.    "어찌하여 저를 속이셨읍니까? 당신은 사울 임금님이 아니십니까?"  왕이 말하였다.   "두려워 말라. 무엇이 보이는지 말만 하여라." 그 여자는   
지하에서 유령이 올라 오는 것이 보입니다"하고 대답하였다. 사울이 다시 그 여자에게  "어떤 모습이냐?" 하고 묻자  "도포를 입은 노인이 올라 옵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이 말에 사울은 그가 사무엘인 줄 알고 얼굴을 땅에 대고 절을 하였다. 사무엘이 사울에게 물었다.  "무슨 일로 나를 불러내어 성가시게 구느냐?"  사울이 대답하였다.  "매우 어려운 일이 생겼읍니다. 불레셋군이 저를 치려고 진을 쳤는데, 하느님께서는 저를 떠나셨는지 예언지로도, 꿈으로도 저의 물음에 대답해 주시지 않으십니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몰라 말씀을 듣고자 선생을 모신 것입니다. " 사무엘이 입을 열었다.   "야훼께서 이미 너를 떠나 네 원수가 되셨는데 어쩌자고 나에0게 묻느냐?  너는 야훼의 말씀을 듣지 않았고 그의 진노를 아말렉에게 쏟지 않았다. 야훼께서 오늘 너에게 이렇게 하시는 것은 그 때문이다. 야훼께서는 너는 물론이요 이스라엘까지도 전부 불레셋군의 손에 붙이셨다. 내일이면 너와 네 아들들이 나와 함께 있게 되리라. 게다가 야훼께서는 이스라엘 군대도 불레셋군의 손에 붙이실 것이다."  이 말을 듣고 사울은 그만 땅바닥에 번듯이 쓰러졌다. 하루 종일 그리고 밤새도록 아무 것도 입에 대지 못해 기운이 빠진데다가 사무엘이 하는 말에 겁을 먹고 기절했던 것이다.  여자가 가까이 와서 사울이 겁에 질려 있는것을 보고 간청하였다.   "보십시오. 이 계집종은 임금님의 말씀을 따라 목숨을 걸고 분부대로 하였읍니다. 그러니 이제 이믐님께서도 이 계집종이 이뢰는 말씀을 들어 주십시오. 변변치 않지만 잡수실것을 장만하겠읍니다. 길을 가시려면 무엇을 좀 드시고 기운을 차리셔야 하지 않겠읍니까?"  사울은 먹지 않겠다고 고집을 부렸으나, 신하들과 그여자의 청에 못 이겨 일어나 평상에 앉았다. 여자는 서둘러 집에 있는 살진 송아지를 잡고  또 밀가루를 가져다가 누룩 넣을 새도 없이 빵을 구워서 사울과 그의 신하들 앞에 차려 놓았다. 그들은 그것을 먹고 그 밤으로 길을 떠났다.

 

 

블레셋의 지휘관들이 다윗을 후방으로 돌리다

 

 29 불레셋은 전군을 아벡에 집결시켰고 이스라엘은 이즈르엘에 있는 샘 가에 진을 쳤다. 불레셋군 추장들은 백 명씩,혹은 천 명씩 부대를 편성하였고 다윗의 일행은 아기스와 함께 후방부대를 편성하였다.  그런데 불레셋 지휘관들이   "이 히브린놈들이 왜 여기에 와 있소?" 하고 항의 하였다.  아기스가 불레셋 지휘관들에게 말하였다.  "그대들도 알다시피 이 사람은 이스라엘 왕 사울의 신하였든 다윗이오. 한두 해 데-리고 있어 보았지만, 나에게 망명해 온 날부터 오늘까지 나는 이 사람에게서 아무 허물도 찾지 못하였소."   불레셋 지휘관들이 그에게 화를 내었다.   "이자들을 돌려 보내어 당신이 정해 준 곳으로 돌아 가게 하시오. 그가 싸움터에서 돌아 설지도 모르므로 우리는 그와 암께 출전할 수가 없읍니다. 제 상전의 환심을 사려고 무슨 일을 할는지 어찌 알겠소? 여기 있는 우리 군인들의 목을 잘라 가지고 갈지도 모르오. 이스라엘 사람들이 춤을 추며 노래할 때,

         ’사울은 수천을 치셨고

          다윗은 수만을 치셨다네’

하던 바로 그 다윗이 아니오?"  그래서 아기스는 다윗을 불러 일렀다.   "살아 계신 야훼 앞에서 맹세하오. 장군은 곧은 사람이오. 나에게 온 날부터 이날까지 나는 장군에게서 아무 허물도 찾지 못하였소. 그래서 장군을 데리고 출전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다른 추장들이 좋게 보지 않소. 그러니 이제 편안히 돌아 가시오. 불레셋의 추장들 눈밖에 날 일은 하지 않는 게 좋겠소."  다윗이 아기스에게 항의하였다.    "내가 무엇을 했다는 말입니까? 이날까지 당신을 모시고 있었는데, 그 동안 나에게 무슨 허물이 있었다고 상전이신 당신의 원수와 싸우러나가지 못하게 하십니까?"  그러나 아기스는 다윗을 달랬다.   "내가 보기에 장군은 하늘이 보낸 사람처럼 훌륭한 분이오. 그러나 불레세 지휘관들이 장군과 함께 싸우러 나가지 못하겠다고 하니, 장군과 함께 왔던 나의 부하들을 데리고 내일 아침에 일찍 떠나서 내가 정해 준 자리로 가도록 하시오. 나만은 장군을 훌륭하게 보니 공연한 생각을 품지 마시오. 내일 아침 동이 트는 대로 길을 떠나도록 하시오."  그래서 다윗은 부하들을 데리고 아침 일찍 길을 떠나 불레셋 땅으로 돌아 가고 불레셋군은 이즈르엘로 진군해 갔다.

 

 

다윗이 아말렉을 치다

 

 30 다윗은 부하를 이끌고 사흘만에 시글락에 이르렀는데 그 때는 이미 네겝과 시글락이 아말렉군에게 약탈당한 뒤였다. 그들은 시글락을 쳐 불을 지르고는 여자를 비롯하여 거기에 있던 사람은 하나도 죽이지 않고 높은 사람 낮은 사람 할 것 없이 모두 사로잡아 갔다. 다윗의 일행이 성에 이르러 보니 성은 불타고 있었고 아내와 아들 딸들은 이미 사로잡혀 간 뒤였다. 다윗과 함께 있던 무리는 소리쳐 울부짖다가 지쳐서 더 이상 울 기운조차 없게 되었다. 다윗의 두 아내 이즈르엘 여자 아히노암과 가르멜 사람 나발의 아내였던 아비가일도 사로잡혀 갔다. 온 무리는 아들 딸을 잃고 격분해서 다윗을 돌로 쳐 죽이자고 수군거렸다. 그리하여 다윗은 곤경에 빠지게 되었으나 자기의 하느님 야훼를 믿고 힘을 얻었다. 다윗은 아히멜렉의 아들 에비아달 사제에게 부탁하여 에봇을 모셔 오게 하였다. 에비아달이 에봇을 다윗에게 모셔 오자 다윗이 야훼께 여쭈었다.   "이 강도떼를 쫒아 가면 따라 잡을 수 있게읍니까?"  야훼께서   "쫓아 가거라. 따라 잡을 뿐만 아니라 모든 것을 도고 찾을 수 있다"고 대답하시자 다윗은 부하 육백 명을 이끌고 나섰다.  브솔 개울에 다다랐을때 뒤에 처지는 사람들이 생겼다. 다윗은 지쳐서 브솔 개울을 건너지 못하는 이백 명은 거기에 남겨 두고 사백 명만을 데리고 계속 쫓아 갔다. 그러다가 벌판에서 에집트 사람 하나를 만나게 되었는데 부하들이 그를 다윗에게 데리고 와 빵을 주어 먹게 하고 물을 주어 마시게 하였다. 또 말린 무화과 한 뭉치와 건포도 두 덩어리를 주었다. 그는 이것을 먹고 정신을  차렸다. 그는 사흘 밤낮을 음식이라고는 입에 대어 보지도 못했던 것이다. 다윗이 그에게 물었다.   "너는 누구네 집 사람이며 어디에서 왔느냐?"  그가 대답하였다.   "저는 에집트 이이로서 어떤 아말렉 사람 집에서 종살이를 해 왔읍니다. 그런데 사흘 전에 병이  들자 주인이 저를 버리고 갔읍니다. 우리는 그렛 지방 남부와 유다 변경과 갈렙 지방 남부를 치고 시글락에 불을 놓았읍니다."   다윗이 그에게 물었다.   "내가 그 강도떼들 있는 곳으로 갈 터인데, 길잡이로 나설 생각은 없느냐?"  그가 대답하였다.    "저를 죽이지 않으시고, 제 상전의 손에 넘기시지도 않으실 것을 하느님을 두고 앵세해 주십시오. 그러면 제가 그 강도떼들이 있는 곳으로 모시고 가겠읍니다."   그는 이렇게 다짐을 받고 길을 안내하였다. 그를 따라 내려 가다가 보니 과연 아말렉군이 그 일대에 깔려 있었다. 불레셋 지방과 유다 지방을 털어 온 것들을 먹고 마시며 흥청거리고 있었던 것이다.  다윗은 새벽부터 이튿날 해질 무렵까지 그들을 쳐부수었는데 겨우 사백 명 정도가 낙타를 타고 도망쳤을 뿐이었다. 이리하여 다윗은 아말렉군이 털어 갔던 것을 모두 되찾고 두 아내도 살려 내었다.  모든 사람들이 그들에게 약탈당했던 것을 되찾았다. 다윗은 높은 사람, 낮은 사람, 아들 딸은 물론 그들에게 빼앗겼던 물건까지도 하나도 잃지 않고 모두 되찾았다. 그들은 양떼와 소떼를 빼앗아 앞세우고는    "다윗의 전리품이다"하면서 돌아 왔다. 지쳐서 자기를 따르지 못하고 뒤에 쳐저 있던 이백 명이 있는 브솔 개울로 다윗이 돌아 오자 그들이 나와서 다윗과 다윗의 군대를 맞았다. 그리고 다윗에게 다가 와 인사하였다. 그런데 다윗과 같이 갔다오던 자들 가운데 심술궂은 자들이 불평을 터뜨렸다.   "이 친구들은 우리와 함께 가지 않았으니 우리가 되찾은 전리품은 하나도 줄 필요가 없읍니다. 그들에게는 처자들만 주어서 데리고 가게 합시다."  그러나 다윗은   "동지들, 야훼께서 우리를 지켜 주시지 않았소?  그러니 야훼께서 우리에게 주신 것을 가지고 어떻게 그럴 수 있겠소?" 하면서 잘라 말하였다.   "결코 그럴 수 없소. 싸우러 나갔던 사람의 몫이나 뒤에 남아 물건을 지킨 사람의 몫이나 다 한가지로 똑같이 분배해야 하오."  다윗이 그 날한 판결은 이스라엘의 관습법이 되어 지금까지 통용되고 있다. 다윗은 시글락에 돌아 와 친분이 있는 유다 장로들에게 전리품을 보내면서 말을  전하였다.   "야훼의 원수들에게서 털어 온 것을 선믈로 드립니다. 받아주십시오."  베델, 네겝 지방의 라못, 야띨, 아로엘, 시브못, 에스드모아, 라갈, 여라므에0ㄹ의 여러 성, 켄의 여러 성, 호르마, 브라산, 아닥, 헤브론에 있는 장로들, 그리고 자기가 부하들을 거느리고 드나들던 모든 지방의 장로들에게 다윗은 선물을 보냈다.

 

 

길보아 싸움에서 사울이 전사하다

 

 31 불레셋군이 이스라엘을 공격하였다. 이스라엘군은 부레셋군에게 쫓겨 도망치다가 길보아산에서 마구 쓰러져 갔다. 불레셋군은 계속 사울과 그의 아들들을 우격하여 사울의 새 아들 요나단, 아비나답, 말기수아를 쳐죽였다. 전세가 이미 다 기우러진 판에 사울마저 적으 화살에 맞아 부상당하고 말았다. 사울은  자기의 무기당번에게 일렀다.   "저 오랑캐들에게 붙잡혀 욕을 당할 수는 없다. 차라리 네가 칼을 뽑아 나를 찔러라."  그러나 무기당번은 감히 칼을 뽑지 못하고 망설였다. 그러자 사울은 손수 칼을 뽑아 자결하였다. 사울이 죽는 것을 보고는 무기당번도 자기 칼을 뽑아 자결하였다. 그리하여 그날, 사울과 그의 세 아들과 무기당번과 사울의 부하들이 모두 죽고 말았다. 그 곳 골짜기  건너편과 요르단강 건너편에 있던 이스라엘 사람들이 이스라엘군이 도주하고 사울의 부자마저 전사하는것을 보고 모두 저희의 성읍들을 버리고 도망치다 불레셋 사람들이 거기에 와서 살게 되었다.

   그 이튿날 불레셋군은 길보아산에 올라, 죽은 군인들의 옷을 벗기다가 사울과 그의 세 아들이 쓰러져 있는 것을 발견하였다. 그들은 사울의 목을 자르고 갑옷을 벗겨 불레셋 땅 방방곡곡에 보내어 저희의 우상과 백성에게 기쁜 소식을 알렸다. 그리고 나서 그가 입었던 갑옷은 아스다롯 신당에 보관하고 시체는 벳산 성벽에 못박아 달아 놓았다. 야베스 길르앗에 살던 사람들은 불레셋군이 사울을 이렇게 해치웠다는 소식을 듣고 용사들이 모두 길을 떠나 밤을 도와 벳산에 이르러 사울  부자의 시체를 그곳 성벽에서 내려다가 야베스로 옮겨 화장한 다음, 그 뼈를  야베스에 있는 위성류나무 아래 매장하고 칠 일간 단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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