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일반 게시판
만찬이 이래서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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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밤에 온 가족이 모여 한가족 만찬을 했습니다. 온 가족이라고 해야 세식구 뿐이 지만요. 저는 저번주에 성당을 못가서 자세한 것은 몰랐기에, 아내가 오늘 저녁에 만찬 을 한다고 해서 잔득 기대에 부풀어 저녁도 안먹고 기다렸습니다.
11시가 되서 아들이 학원에서 돌아오고 아내는 식탁에 만찬(?)을 차렸습니다. 그런데 이런 실망이 있습니까? 만찬이라고는 촛불 두 개, 롤케익 한 개, 맥주 한 병입니다. 이 게 무슨 만찬이냐고 하니, 유인물에 그렇게 하라고 나와 있답니다. 제가 기대했던 것은 맛있는 술 안주에 소주정도는 나올줄 알았었습니다.
어찌됬든, 최후의 만찬을 기억하며, 만찬의식을 하는데 온 집안의 불은 다 끄고 촛불 두 개만 밝히니 너무 어두워서 성서도 안보이고 성가집도 안보여서 답답하길래 거실 불 은 키라니까, 그래야 분위기가 좋다고 하며 아들이 두둔하는 바람에, 그냥 약간 컴컴한 상태에서 했는데, 정말 분위기는 좋았습니다.
그런대로, 성가를 부르고, 성서를 읽고, 묵상을 하고, 가족간에 대화를 하니까 의미는 참 좋았습니다, 이런 시간을 통해서 가족간에 화합도 되고, 서로를 이해하게 되고, 신앙 도 더욱 깊어가는것 같았습니다.
다만,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당시에는 예수님께서 하신 최후의 만찬에는 빵과 포도주 만 드셨는지 몰라도, 성서에 나와있는 것과 달리 다른 먹거리가 더 있었지 않았을까? 하 는 생각이 듭니다. 최후의 만찬에 큰 비중을 두었기에, 식탁위의 음식들에 대한 것은 언 급하지 않은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입니다.
사랑하는 제자들과 마지막으로 음식을 드시는데, 그토록 초라할 정도로 간단했을까요? 또한, 아무리 그렇더라도 오늘날의 만찬은, 또한, 최후의 만찬을 기억하는 만찬은 좀 더 먹음직스럽게 해도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맛갈스런 술 안주도 내 놓고, 술도 남편이 좋아하는 소주도 내 놓고 하면 얼마나 좋겠 습니까? 이렇게 하면, 집에서도 맛있게 술을 마시게 되고, 술을 마시면서 진솔한 대화를 나눌 수 있으니 얼마나 좋습니까? 그러면 가능한한 밖에서 안마시고, 집에 일찍 가서 가 족들과 함께 지낼 수 있을 것입니다.
한가족 만찬을, 너무 격식을 두지 않고 만찬의 의미가 퇴색되지 않는 범위내에서 조금 더 자유스럽게, 풍요하게 한다면, 매일이라도 하고 싶어질 것 입니다. 다음 부터는 교회 에서 만찬의 음식 정도는 각 가정에 맡겼으면 좋겠습니다. 안그러면, 보수적이고 원칙적 인 사람(?)은 하라는 대로만 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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