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신앙생활 Q&A 코너

먼 길 떠나는 벗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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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28 ㅣ No.1740

먼 길 떠나는 벗에게

 

두 살 위인

그대, 내 벗이여!

 

이날이 올 것을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어제 오후 늦게사

그대, 벗이 보낸 문자가 나에게 도착하였을 때에

 

우리가 함께 노래하였던

십 수 년의 지난 세월이...

 

토요일마다 우리가 함께 연습하였던

십 수 년의 지난 세월이...

 

해마다 우리가 함께 무대에 섰던

십 수 년의 지난 세월이...

 

차오르는 숨결과 범벅이 된

벌겋게 충혈된 두 눈들에 고여 오르는 눈물과 함께

거울에 비친 안경 너머에

반백되어

 

서 있더이다.

 

 

천주께서 맺어주신 그대, 내 벗을

천주께서 이제 데려가시니 나 어쩌리오마는

사랑하는 처자식들 두고 일찍 떠나는 그대 심정이야 어떠하리오...

 

아!

떠나는 그대를 보내지 못하다 눈을 뜨니 새벽 4시

 

아!

어제 밤 늦게 그대, 벗의 영전(靈前)에서 이별을 고하였건만

떠나는 그대를 보내지 못하다 눈을 뜨니 새벽 4시!

 

오늘 아침 8시 새남터성당에서

그대를 보내고자 모인 옛 벗들과 함께 부른 노래들이

절규인지 목메이는 비탄인지...

 

고별 예식 후 그대가 정말 떠나갈 때

울컥 솟아 오른 한 마디는

 

"천주의 품 안으로 떠나는 사랑하는 그대, 내 벗이여! 부디 편안히 길을 재촉하시게..."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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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교수 소순태 마태오 (Ph.D.) 

작문에 소요된 시간: 약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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