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량리성당 장년게시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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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환 [julyang] 쪽지 캡슐

2000-10-28 ㅣ No.2166

 

안녕하세요?   백사무장 내자 실비아입니다.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저의 시아버님 백상현. 베드로의 영혼을 위하여

연도 와주시고 슬픔을 함께 하여 주심을 감사드립니다.

 

저는 시아버님 하면 '착하신 분' 이라는 생각 뿐 입니다.

과년한 아들, 딸들이 제때 결혼을 안해서 늘 마음이 무거우실텐데도

안좋은 내색 한번 안하시고,  친손자를 품에 안고 싶었겠지만 맏아들

맏며느리에게 16년동안 차마 아들 소리 한번도 안하셨던 분입니다.

 

그래도 가끔씩 보이시는 눈빛에서 읽을 수 있었건만.....

모른척 하고 살아온 저희 자식들인지라 더 더욱 마음 아프고

죄송할 뿐입니다.

 

작년에 제가 수술후 통증으로 인하여 소리내어 엉엉 운적이 있었습니다.

매일같이 병원을 들르시던 아버님이 어느새 들어오셨는지

어쩔줄 모르고 있는 제 딸아이에게 "선우야,  니 에미가 아퍼서 울잖니"

하시면서 당신도 울고 서계셨습니다.

그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고 가슴이 아려옵니다.

 

착하신 분, 저의 아버님을 하느님 아버지께서 당신의 자녀로

받아주시고 반갑게 안아주셨으리라 믿습니다.

 

장례미사때 신부님께서... 눈을 감고 고요한 마음으로 생각하면

과연 아버님께서 제게 무엇을 말씀하시는지  알 수 있을거라고 하시더군요.

따로 유언은 못하셨지만 그것이 유언이 될거라고요.

 

아버님은 어떻게 사는 것이 참다운 삶인지 몸소 보여 주셨습니다.

그 어느 유산보다도 제일 고귀하고 소중할 것입니다.

아버님께 마지막 가는 길에 제 체온이 남겨있는 묵주를 손에 쥐어드릴 수

있었음도 하느님께 감사드립니다.

그것이 오히려 제게 얼마나 큰 위로가 되는지요.

 

신부님들, 수녀님들, 연령회원들,  많은 신자분들... 모두 모두

기도 속에서 감사함으로 기억하겠습니다.  

 

머리 숙여 깊이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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