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암동성당 게시판

이한솔 엘리사벳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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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행 [zitta] 쪽지 캡슐

2002-08-03 ㅣ No.714

<대 상>

 

보성여자고등학교  0880  이한솔

 

  전국에 넘실거리던 붉은 물결, 이제는 전국민의 이름이 되어진 ‘붉은 악마’는 이번 월드컵이 우리에게 남겨준 새로운 경험이다. 자발적인 거리 응원전과 그 안에서 하나가 되어 즐겼던 모습은 우리 스스로도 놀랐던 ‘사건’인 것이다.

  이 사건은 많은 의미들을 지니지만 특히 이전 세대보다 개인적인 성향이 강한 청소년들이 동참하였다는 사실은 개인과 사회의 관계에 대하여 새롭게 인식하는 계기가 되었다. 에리히 프롬에 의하면 개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사회의 요구에 부합하는 자신을 만들 때에 건전한 사회를 만들 수 있다. 즉, 자신이 속한 사회의 구성원(객체)으로서의 자아를 주체적으로서의 자아와 더불어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면에서 이번 응원전의 의미가 크다고 말할 수 있다. 개인만을 중요시해왔던 청소년들에게 국가라는 사회 안에서 자신의 존재 가치를 발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기 때문이다.

  또한 여기서 나아가 놀이를 통해 이루어진 ‘하나되기’를 전통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는 것도 이번 월드컵에 대한 범국민적인 성원이라 볼 수 있다. 거리 응원전은 자발적인 행위이며 일상생활을 벗어난 일탈이었다는 점에서 놀이의 조건에 부합한다. 그런데 놀이는 시간적으로 한계성을 지니면서 확고한 문화 형식의 모습을 띄게 된다. 그러므로 이번 응원전 또한 하나가 되었던 모습이 문화의 형식을 띌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하나되기’는 치우천황의 진취와 포용의 정신을 앞세운 민족정신과 함께 남북분단의 모순을 풀어갈 수도 있을 것이다.

  이번 응원전은  ‘축제’의 의미로 해석될 수도 있다. 그동안 우리 사회에는 이렇다 할만한 축제가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같은 관심사나 취미보다는 혈연이나 지연에 의지하는 소극적인 모임 문화가 그 원인인데 반해 우리나라의 경기를 응원하고자하는 목적만으로 한데 모여 함께 즐기는 동호의 형식을 가졌던 응원전은 축제라 이름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축제’의 경험은 청소년들이 이제껏 느낄 수 없었던 종류의 즐거움을 가져다 주어 새롭고 건전한 놀이 문화를 탄생시킬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축제에서 배울 수 있었던 진취와 포용도 응원전이 가져다준 소중한 정신적 자산이라 할 수 있다. 경기의 승패에 관계없이 이어졌던 신명나는 응원과 상대에 대한 인정은 이러한 정신을 보여준다.

  마지막으로 월드컵 응원전이 우리에게 남긴 가장 큰 의미는 이 나라에 대한 자부심, 자신감이다. 그저 경기를 관조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거리에 나가 열기를 느끼고 응원하는 과정에서 선수들의 선전에 대한 기쁨과 그로 인한 자긍심이 배가될 수 있었다. 참여로 얻을 수 있었던 큰 성과인 것이다.

  이렇게 이번 월드컵에서 우리 국민들이 보여주었던 모습들은 여러 가지 의미를 지닌다. 사회와 개인의 문제에 대해 생각해보고, 하나가 되어 ‘축제’의 분위기를 느끼고 진취와 포용을 배웠다는 점에서 또 참여를 통해 나라에 대한 자부심을 키웠다는 면에서 긍정적인 사회 문화적 현상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겠다. 앞으로도 이러한 바람직한 ‘놀라운 사건’ 은 계속되어야 할 것이다.

 

위 글은 성균관대학교에서 시행된 제2회 전국고교 논술경시대회(2002.7.13)에서

대상을 수상한 딸아이것이랍니다

자랑하고 싶어서리  ㅋㅋㅋㅋㅋ

 

남산 밑에서

이상행 토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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