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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2.4 아름다운 쉼터(오직 나를 위한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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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훈 [4rang2] 쪽지 캡슐

2010-12-04 ㅣ No.562

오직 나를 위한 노래(‘좋은생각’ 중에서)

아프리카 동부 지역에 사는 한 부족은 아기가 태어나기도 전에 부족의 모든 구성원들과 긴밀한 유대를 갖는다. 또한 아기가 태어난 날이나 임신한 날을 기준으로 생년월일을 따지지 않는다. 즉 어머니의 자궁이 아니라, 아기가 갖고 싶다는 생각이 어머니의 가슴속에 처음 자리 잡은 날이 이 부족 사람들의 생일이다.

부족의 여자들은 아기를 갖고 싶은 생각이 간절해지면 숲으로 들어간다. 그곳의 나무 아래 앉아 자신이 갖고 싶은 아기의 노래가 들려올 때까지 기다린다. 신으로부터 노래를 듣고 나면 마을로 돌아와 점찍어 둔 남자에게 그 노래를 가르쳐 준다. 그리고 두 사람이 함께 아기를 생각하며 그 노래를 부른다. 이윽고 여자가 아기를 임신하면 자궁 속의 아기에게 그 노래를 들려주고, 마을의 나이 든 여인네들과 산파에게도 가르쳐 준다. 열 달 뒤 산통이 시작되면 모두 그 노래를 합창한다. 아기는 자신의 노래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세상과 처음 만나게 되는 것이다.

그 후 아이가 자라는 동안 모든 부족 사람들이 그 노래를 배운다. 그래서 아이가 다치거나 몸이 아플 때마다 그 노래를 불러 준다. 아이가 자라 성인이 되는 의식을 행할 때도,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할 때도 부족 사람들은 그 노래를 불러 축하한다. 그리고 마침내 생을 마감할 때, 친지들은 임종을 지키며 그 노래를 마지막으로 함께 부른다.

세상에 단 하나뿐인 나만을 위한 노래. 그것은 생명을 귀하게 여기는 이들에게 세상이 처음으로 주는 가장 소중한 선물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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