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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2.9 아름다운 쉼터(성문을 열어 적을 몰아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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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훈 [4rang2] 쪽지 캡슐

2010-12-09 ㅣ No.567

성문을 열어 적을 몰아내다(‘좋은생각’ 중에서)

제갈량이 ‘서성’에서 군량 운반에 힘쓸 때였다. 잦은 전쟁 때문에 먹을거리가 없던 시기라, 밤만 되면 서성의 군량 창고에 도둑이 들었다.

어느 밤 폐허가 된 암자에 불이 켜진 것을 보고 수상히 여긴 제갈량은 병사를 이끌고 갔다. 그곳에는 군량을 훔친 도둑 넷이 모여 술판을 벌이고 있었다. 군량을 어디에 숨겼냐고 다그치자, 도둑은 창고 바로 앞에 있는 술집에 두었다고 했다. 그런데 군량 보관법이 기발했다. 술집 문을 활짝 열어 놓은 것이다. 그러면 순찰병이 그냥 지나쳤다고 했다. 문이 열린 집에 군량을 숨겼으리라고는 생각 못한 것이다.

그때 다급한 소식이 날아들었다. 적군 사마의가 병사 20만 명을 이끌고 온다는 것이다. 젊은 병사는 군량 운반 작업을 시켜 성에는 늙은 병사밖에 없었다. 그러자 제갈량은 성문을 닫기는커녕 오히려 활짝 열었다. 전투 시에 쓰는 깃발도 치웠다. 병사들에게 성 주변을 청소하도록 시킨 뒤 제갈량은 갑옷 대신 도포를 입고 적루에 앉아 현악기를 연주했다.

성에 가까이 온 사마의 군대는 뜻밖의 장면을 보고 멈춰 섰다. 매우 신중하여 모험을 하지 않는 제갈량이 무방비 상태로 성문을 열어 놓을 리는 없었기 때문이다. 사마의는 대단한 계략이 숨어 있다는 생각에 당장 돌아갈 것을 명령했다.

도둑의 꾀를 이용해 서성을 지킨 제갈량은 도둑에게 감사의 절을 했다. 중벌을 내리기는커녕 자신들의 기량을 알아 준 제갈량에게 감격한 도둑은 그에게 충성을 맹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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